셀레스트는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극복하는 여정을 담은 도전적인 힐링 게임임.

셀레스트는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극복하는 여정을 담은 도전적인 힐링 게임임.

1.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극복하기 위해 딸기 산을 오르는 힐링게임 | 셀레스트(Celeste)

한줄요약: 셀레스트는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극복하는 여정을 담은 도전적인 힐링 게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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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요약
00:55 게임은 복잡한 요소가 포함된 플랫포머 장르로 구성됨.
01:20 게임은 보조 모드를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메시지를 전달함.
01:35 셀레스트는 정신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
02:35 매들린은 우울증과 공황 발작을 겪으며 산을 오르기로 결심함.
04:34 테오라는 긍정적인 캐릭터로 매들린에게 치유의 역할을 함.
05:22 매 스테이지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함.
06:19 딸기라는 수집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호기심을 자극함.
06:36 게임의 기묘한 산은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킴.
08:34 셀레스트는 감정의 복잡함을 잘 표현한 게임임.
09:34 매들린의 불안한 감정이 눈의 강도로 나타남.
12:20 매들린의 대시 색깔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나타냄.
13:05 음악과 시각적 요소가 감정의 깊이를 더함.
15:49 게임은 문제 인식, 노력, 해결의 반복 구조를 가짐.
16:04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며 성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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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크립트

힐링 게임 하면 흔히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습니다. 차분하고 나만의 속도로 즐길 수 있으며, 어렵지 않으면서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게임들. 이런 게임들을 흔히 힐링 게임이라고 부르곤 하죠. 오늘 다룰 셀레스트는 그런 게임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굉장히 도전적이고 어려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거든요. 플랫포머 게임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중간에 포기해버리고 말 겁니다. 그러나 셀레스트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주제에 맞게 잘 풀어낸 사례에 속합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모든 것을 맞췄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러면서도 도전적인 사람들을 위한 요소들이나 각종 숨겨진 것들을 잘 뿌려 놓았습니다. 이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잘해냈습니다. 오늘은 이 잘 만든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죠.. 셀레스트는 꽤 어려운 난이도의 플랫포머 게임이에요.


2.1. 게임은 복잡한 요소가 포함된 플랫포머 장르로 구성됨.

게임은 복잡한 요소가 포함된 플랫포머 장르로 구성됨.
Fig.1 - 게임은 복잡한 요소가 포함된 플랫포머 장르로 구성됨.

플랫포머는 잘 아시겠지만 발판을 밟으면 되는 게임이죠. 발판에서 떨어지면 죽거나 다시 도전해야 되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에 비해서 꽤 복잡한 장르입니다. 너무 쉽게 만들면 그냥 이동하는 것만 있어서 재미가 없고, 너무 어렵게 만들면 스트레스가 많아요. 셀레스트는 딱 그 중간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2.2. 게임은 보조 모드를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메시지를 전달함.

게임은 보조 모드를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메시지를 전달함.
Fig.2 - 게임은 보조 모드를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메시지를 전달함.

어렵긴 한데 못할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 중간에 오묘한 밸런스가 참 기가 막힌 게임이죠. 게임은 그런 도전적인 것을 추구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게이머들을 위해 보조 모드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지만, 게임이 주는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달받기 위해서는 기본 난이도만 클리어하는 게 좋다고 개발진이 말해요..

2.3. 셀레스트는 정신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

셀레스트는 정신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
Fig.3 - 셀레스트는 정신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

셀레스트는 상처와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누구나 상처를 받죠. 아니, 여러분들이라면 있을 겁니다. 그 상처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저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거나, 그걸 그대로 창작으로 바꾸는 걸로 사용합니다. 제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죠.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어요. 가끔은 제가 견딜 수 있는 그 이상의 상처를 받거든요. 하루 종일 우울해진 상태로 '나는 안 될 거야' 하면서 지내죠.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서 잊혀지거나, 아니면 그걸 천천히 받아들이면서 좋게 풀어낼 수가 있겠죠.. 우리의 주인공 매들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스트레스를 극도로 미워하고 짜증을 냈거든요. 그러다가 우울증이 생기고, 공황 발작도 자주 일어났대요.

2.4. 매들린은 우울증과 공황 발작을 겪으며 산을 오르기로 결심함.

매들린은 우울증과 공황 발작을 겪으며 산을 오르기로 결심함.
Fig.4 - 매들린은 우울증과 공황 발작을 겪으며 산을 오르기로 결심함.

상처를 이겨내기에는 정신이 너무 나가거나, 아니면 그 상처가 너무나도 컸나 봐요. 그래서 매들리는 셀레스트 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갑자기 산에 왜 오르는 거예요? 셀레스트 산에 온천이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휴양지로 좋아서 오르는 건가요? 등 다양한 의문점이 드실 텐데, 매들린이 왜 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올라가 보고 싶어서 오른다고 하네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자신도 이유는 모르지만 반드시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나약한 나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탈출 심리인 거죠.. 산 입구에 계신 할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셀레스트 산은 자신의 무언가를 끌어낸다고 합니다. 매들린은 헛소리라고 하며 무시하고 할머니에게 표독스럽게 말을 하지만, 시작부터 매들리는 자기도 모르게 능력을 각성합니다. 다리가 무너져서 위기에 처했으나 갑자기 대시의 능력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산을 오르다가 거울을 하나 보게 되는데요. 매들리는 거울 속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한심한 내 자신이 참 싫다.' 그래서 그 마음속의 말을 듣고 자신의 또 다른 자아가 하나 튀어나오게 됩니다. 이 나쁘고 못난 자는 매들린을 계속해서 괴롭히며 '너는 산 정상에 오를 수 없어. 넌 그냥 쓰레기고 나가 주는 게 빨라.'라고 모욕을 해요. 매들린은 한 성격을 하다 보니 거기에 맞춰서 똑같이 화를 내고 나쁜 말을 반복하죠. 스스로를 파괴하는 성향이 엄청나게 강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누구를 위해서 화를 내는 걸까요? 나 자신에게 화를 내봐야 아무 소용도 없잖아요.

그러나 매들린 스스로는 절대 할 수가 없죠. 그래서 테오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똑같이 산을 등반하는 게 목적인 그런 사람이지만, 좀 더 밝고 긍정적이며 목표도 달라요. 매들린은 아무튼 정상에 오르려고 하지만, 테오는 그냥 오르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느낌에다가 사진을 찍고 싶어서 등반하는 사람이거든요. 물론 그도 그 나름대로 고민거리가 있긴 하지만, 매들린에 비하면 엄청나게 밝고 사교적인 사람이죠.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서 매들린은 치유를 받습니다. 테오가 막 엄청나게 대단한 것들을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이야기를 조금 들어주고, 하하호호 떠들어주고, 사진 좀 찍어주는 것에 불과하지만 매들린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2.5. 테오라는 긍정적인 캐릭터로 매들린에게 치유의 역할을 함.

테오라는 긍정적인 캐릭터로 매들린에게 치유의 역할을 함.
Fig.5 - 테오라는 긍정적인 캐릭터로 매들린에게 치유의 역할을 함.

이런 과정을 통해 험난한 등반을 반복해야 해요. 벽을 붙잡고 기어 오르거나, 특수한 물건들을 발판 삼아서 오르거나, 아니면 가끔은 진흙 속을 헤쳐 나가야 되죠. 셀레스트 산에 등반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등반이 아니기도 해요. 호텔 속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고대 유적 속을 돌아다니기도 하거든요. 순수한 등반은 거의 없는 기묘한 산이지만, 그런 기묘한 산이기 때문에 풀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산을 올라가는 과정을 셀레스트 스테이지와 챕터로 표현했습니다.

2.6. 매 스테이지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함.

매 스테이지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함.
Fig.6 - 매 스테이지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함.

마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듯이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다음 계단을 밟는 느낌이죠. 매 스테이지마다 사망 시 계단에 처음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매우 빠르게 재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는데, 거기에는 어떤 조언의 문구도 없고 가르치는 문장도 없고, 그냥 바로 재시작입니다. 로딩 속도도 굉장히 빠르게 되어 있어요. 스테이지마다 저장되는 방식이라서 세이브 포인트가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죠. 어렵다면 그냥 끝없이 반복해서 올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냥 올라가기만 하는 게임이었다면 목적을 쉽게 잃어버리고 방황했을 겁니다. 그래서 셀레스티는 딸기라는 수집 요소를 뿌려놨어요. 딸기는 거의 모든 스테이지에 존재하며, 이들을 모으면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제작진은 공식적으로 그냥 모으라고 하는데, 이 존재는 제법 도전적인 요소가 있는 스테이지에 나타나서 플레이어의 주의와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요. 다른 게임들은 챌린지 코스를 따로 빼놓았을 텐데, 이 게임은 진행하다가 챌린지 코스를 만나기도 하고, 챌린지 코스로 지나가다가 지행로에 뛰어들게 되기도 하죠. 이 두 가지가 오묘하게 섞여서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요.

2.7. 딸기라는 수집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호기심을 자극함.

딸기라는 수집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호기심을 자극함.
Fig.7 - 딸기라는 수집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호기심을 자극함.

딸기는 엔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긴 하지만, 알 그대로 모아도 마나인 물건이거나 자꾸 플레이어를 홀립니다. 열심히 등반하다 보면 꼭 모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게이머의 본능을 자극하는 좋은 녀석이에요. 그것 말고도 숨겨진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 보이지만, 주변을 보면 반드시 힌트가 있거나 다른 곳과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곳, 아니면 뭔가 의심스러운 공간들이 존재하는데요.

2.8. 게임의 기묘한 산은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킴.

게임의 기묘한 산은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킴.
Fig.8 - 게임의 기묘한 산은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를 매료시킴.

이런 공간들을 관찰해 보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셀레스티는 참 똑똑하게 이런 것들을 꽁꽁 숨기기보다는, 관심 없이 진행하던 사람도 반드시 만나게 해놓았습니다. 여섯 개를 모아야 하는 물건이 있다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한 개 정도는 얻게 만들고, 두 번째 물건은 볼 수 있으나 갈 수 없는 곳에 배치합니다. 그래서 '와, 저거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라는 내면의 궁금증을 만들어서 플레이어를 이끌어요. 특히 호텔 맵을 청소하던 도중에 만나는 수정 심장이 그렇죠. 누가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물건이 떡하니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셀레스티는 일찍 선스토리를 진행하는 게임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어드벤처 게임의 형식을 보여줍니다. 맵에 쓸모 없어 보이는 공간들, 그냥 표현을 위해 존재해 보이는 공간들, 그런 것들에 다 갈 수 있거든요. 맵에서 쓸모없는 공간은 없습니다. 돌아다니면 돌아다닐수록, 빠르게 등산하지 않을수록 많은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특별한 것들을 얻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게임에서 알려지지 않는 기술들을 알아가게 됩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 드리자면, 셀레스티는 맵을 스크롤해서 넘어갈 때 매들린의 대시 횟수를 초기화해 주곤 합니다. 그걸 통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그렇게 올라갈 수 있는 곳 주변에는 항상 딸기가 있고요. 셀레스티는 첫 트레일을 진행하는 순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말로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그건 굉장히 건방진 행동이죠. 플레이어가 하나하나 깨닫고 고민하도록 만드는 거죠. 공략을 찾아봐도 괜찮은 거예요. 그것 또한 고심하는 행동의 일부니까, 그걸 그냥 지나쳐 가도 괜찮습니다.

2.9. 셀레스트는 감정의 복잡함을 잘 표현한 게임임.

셀레스트는 감정의 복잡함을 잘 표현한 게임임.
Fig.9 - 셀레스트는 감정의 복잡함을 잘 표현한 게임임.

그것 또한 매우 괜찮은 행동이죠. 다른 게임들은 수집 요소로 엔딩이 결정되거나 해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셀레스티는 아무것도 모으지 않아도 그 엔딩을 볼 수가 있죠. 셀레스티를 진행하다 보면 특별한 표현들에 감탄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흔히 그런 말을 하곤 해요. '좋은 게임, 그냥 뭐 재밌으면 뭐 재밌는 게임이면 되는 거 아닌가? 디테일은 뭐 괜찮고, 그냥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거지.' 그러나 디테일을 챙기면 챙길수록 알게 모르게 플레이어 속의 안정감과 즐거움이 자리하게 됩니다. 셀레스티는 그런 표현이 굉장히 세심한 편이에요. 그냥 재밌는 게임이라는 건 없다는 걸 잘 아는 편이죠. 그냥 재밌는 게임을 만들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셀레스티의 배경에는 항상 눈이 내립니다. 셀레스티라는 이름을 가진 산을 표현하기 위해서 눈을 쓰는데요, 그와 동시에 매들린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도 눈을 썼습니다. 처음 게임을 켜고 로고를 만나는 순간, 눈 입자처럼 보이는 것들이 아주 천천히 날아다닙니다. 이걸 매들린이 안정된 순간이라고 가정하면, 안정된 순간이지만 약간의 고양감이 있고, '내가 산을 정말로 등반할 수 있을까?'라는 심정이라고 봐요.

2.10. 매들린의 불안한 감정이 눈의 강도로 나타남.

매들린의 불안한 감정이 눈의 강도로 나타남.
Fig.10 - 매들린의 불안한 감정이 눈의 강도로 나타남.

그리고 이제 게임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눈이 거세집니다. 산을 오르는 게 힘들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목표로 하는 것에 다가서면서 불안해지는 그런 감정이라고 보셔도 괜찮을 겁니다. 다리가 무너지는 것을 겪고 난 이후에 매들린이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다짐하는 순간에는 눈이 잠시 사라지고 다시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매 챕터의 끝에서 항상 선명해지고, '해냈구나' 하고 안도의 감정이 드는 것은 플레이어만 그런 게 아니고 매들린 또한 그런 것을 느낀다는 거죠. 처음 테오라는 조력자를 만났을 때도 눈이 내립니다. 그는 나중에 굉장한 도움을 주는 믿음직한 사람이지만, 매들린은 처음에 대화도 꺼릴 정도로 어색했고 그 자리를 불안해했거든요. 그다음에 매들린이 악몽을 꾸는 순간을 보면 눈은 아주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밝고 선명하게 하락해 악몽에서 깨어나서 세상을 마주할 때는 다소 불안한 듯 주변에 살긴 하지만 눈은 내리지 않아요. 그다음에 태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세상은 더 밝아지고 선명해집니다. 이제 다시 호텔에 들어갈 때는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눈이 세차게 내리는 편이죠. 태를 만나서 공황 발작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깃털을 생각하라'고 이야기를 해줘요. '깃털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보렴.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면서 너의 숨이 그 깃털을 띄우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래요.' 그렇게 하면 주변에 입자가 보이죠. 눈처럼 보이는 이 입자는 항상 제 주변에 있었습니다.

제가 챕터를 클리어할 때로 연상시키죠. 그걸 이제 제 의지로 제어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다시 매들린의 나쁜 모습을 만났을 때도 입자는 아주 천천히 떨어지면서 주위를 맴돕니다. 매들리는 여기서 아주 큰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그저 제어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서 너무 교만하게 내 감정을 제어하려고 했던 거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냥 남에게 의존해서 대충 얼버무리려고 했어요. 깃털을 사용한 방법도 잘 먹히지 않았죠. 그래서 나쁜 부분이 화를 내면서 매들린이 떨어뜨립니다. 그때부터 맵에 있는 입자는 분홍색으로 뛰게 됩니다. 그리고 맵에는 분홍색 가시가 맺혀 있고, 매들린은 거기에 부딪치면 목숨을 잃죠. 게임의 최종 보스 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챕터에서는 굉장히 세심한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다른 맵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거든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죠. 그리고 그렇게 세심하게 자신의 몸에 가까워질수록 매들린에게 약간의 변화가 생기죠. 쉽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시스트 모드를 좀 사용할게요. 일단 평소의 매들린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2.11. 매들린의 대시 색깔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나타냄.

매들린의 대시 색깔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나타냄.
Fig.11 - 매들린의 대시 색깔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나타냄.

이렇게 날아다니는 눈의 입자를 표현한 도트와 매들린이 대시를 사용했을 때의 도트는 똑같습니다. 대시를 할 때마다 눈 색깔의 도트를 뿜어내죠. 그러나 이제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려 가는 이 구간에서는 매들린이 대시를 할 때 분홍색 도트를 뿜어냅니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서로 색깔이 달랐던 두 존재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똑같이 하나가 된다는 거죠. 이 둘이 이렇게 화해를 하고 껴안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 순간부터 머리 색깔이 바뀝니다. 나쁜 부분이었던 분홍색이 가장 먼저 보이죠. 그다음에는 원래 머리였던 갈색, 그다음에는 부모님의 머리색인 하늘색을 따라갑니다.

2.12. 음악과 시각적 요소가 감정의 깊이를 더함.

음악과 시각적 요소가 감정의 깊이를 더함.
Fig.12 - 음악과 시각적 요소가 감정의 깊이를 더함.

뿌리와 현재, 그리고 과거를 전부 긍정하는 매들린이 되자 하늘에서는 벚꽃 같은 것이 휘날리면서 떨어져요. 따로 떨어져서 보면 저렇게 이쁜 꽃처럼 보이지만, 우상단에 보면 저런 꽃들이 뭉쳐 있는 가시를 볼 수가 있죠. 저는 이걸 마음이 녹아내리는 순간을 표현한 걸로 봤습니다. 아직 응어리가 다 풀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비단 이런 눈으로만 표현한 게 아니에요. 청각적인 요소들도 쾌감을 더해주죠. 나쁜 부분에 매들린의 표현은 스네어 드럼 소리입니다. 다시 이제 게임의 처음 부분으로 돌아가 볼게요. 처음에는 똑같이 셀레스트의 메인 테마가 연주가 됩니다. [음악] 그러다가 악몽에 빠져들면서 점점 소리가 음산해지더니, 거울이 깨지는 순간부터는 스네어 소리가 울리기 시작해요. 자신의 악한 부분과 만나게 되는 순간에는 항상 스네어가 울로 퍼집니다. 그리고 둘이 합쳐졌을 때도 처음에는 쓰이지 않다가 '너를 믿게 되는 내가 두렵다면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 순간부터 음악은 더욱 격정적으로 변하고 스네어가 울리기 시작하죠.

산의 정상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음악 소리는 줄어들며 마지막에는 산의 고요한 소리와 매들린만 남게 됩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도 정말 많은 공을 들였어요. 그 외에도 우울에서 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공격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표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나쁜 부분이 매들린의 행동을 따라하기도 합니다. 그게 겹치면 목숨을 잃게 되는데요. 그런 것들까지 아주 완벽하더라도 한 메시지에 비해서 다소 무자비할 정도의 난이도를 보여주긴 합니다만, 결국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다 깰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난이도 책정을 이해할 수가 있어요. 스스로를 마주보는 과정은 굉장히 괴롭고 힘들지만, 그 괴로운 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이죠.. 한 걸음 옮겨 나가다 보면 결국 나도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성공에 도착해 있을 거다, 이렇게 말하는 듯하거든요.

연속성을 가지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죠. 셀레스트의 게임 구조는 문제 인식, 노력, 해결입니다. 우리가 우울함을 극복하는 구조도 그와 같죠.

2.13. 게임은 문제 인식, 노력, 해결의 반복 구조를 가짐.

게임은 문제 인식, 노력, 해결의 반복 구조를 가짐.
Fig.13 - 게임은 문제 인식, 노력, 해결의 반복 구조를 가짐.

문제를 인식하고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 거기에는 타인의 도움도 필요하고 스스로의 의지도 필요해요. 그런 변화의 과정을 게임으로 아름답게 녹여냈기 때문에 저는 이 게임에게 박수를 좀 쳐주고 싶어요. 메시지를 아무렇게나 집어넣거나 난이도를 무자비하게 올린 다음에 성취감을 말하는 게임은 많죠.

2.14.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며 성장함.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며 성장함.
Fig.14 -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며 성장함.

자신들의 의도와 맞지 않게 이해를 하면 '넌 틀렸어'라고 말하는 개발자들이 좀 있어요. 저는 그게 굉장히 틀렸다고 봅니다. 본인들이 말하고자 하는 확고한 것이 있었다면, 그걸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며, 전달하지 못하고 곡해되었다면 개발자의 부족이라고 봐요. 셀레스트처럼 노력하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죠. 아직 안 해보신 분들은 꼭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오늘 여기까지 하죠. 영상을 재밌게 시청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을 통해서 저를 응원해 주세요. 제게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3. 영상정보

  • 채널명: 방구석 게임평론가 쥐냥
  • 팔로워 수: 29,400
  • 좋아요 수: 75
  • 조회수: 1,024
  • 업로드 날짜: 2025-03-11
  • 영상 길이: 17분 24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LjzfYlOKs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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