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필요한 가짜노동만 하는데 누가 돌아가고 싶겠나?”(권기범 East 텍사스 A&M대 교수)
한줄요약: 한국 기업의 리더십과 노동 문화 변화 필요성
시간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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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8 | 리더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조직 변화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함. |
18:37 | 쓸데없는 업무를 줄여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야 함. 과도한 보고서 작성이 문제임. |
19:52 | 리더십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함. 과거의 제도는 의미가 있었으나, 현재는 전문가 시대임. |
20:23 | 순환 보직이 많아 전문성이 결여됨. 보고 없이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 발생함. |
21:52 | 글로벌 IT 기업의 인재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 미국의 사례를 통해 배울 점이 많음. |
22:07 | 인게이지먼트 개념이 중요함. 직원 몰입을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함을 언급함. |
22:38 | 좋은 조직 문화를 통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함. 엔비디아 사례를 통해 설명함. |
23:38 | 미국의 노동법은 유연함. 한국은 점심 시간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어 불편함을 초래함. |
24:21 | 한국의 점심 문화와 회식 문화가 미국과 다름. 미국은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점심을 간단히 해결함. |
24:53 | 한국 노동법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져 있음. 연구 가치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함. |
25:29 | 52시간 근무제 논란은 노동법 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함. 법의 복잡성이 운영을 어렵게 만듦. |
25:38 | 인사 제도는 심플해야 함. 예외 조항이 많아지면 기본 취지가 망가짐을 경고함. |
26:07 | 실리콘 밸리의 보상 체계는 미국 노동법의 영향을 받음.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함. |
26:23 | 한국의 노동법은 시대에 맞지 않음. 20~30년 된 법이므로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함. |
2. 스크립트
한국은 인재 유출로 인해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 HBM에서 뒤처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인재를 제대로 소싱할 수 없었던 어려움들이 누적된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해외에서 유학한 석박사급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에는 박사 과정을 마친 분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왜 그러세요?'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크게 없어 보입니다. 불필요한 일 보고를 위한 가짜 노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한국에 돌아갈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젠스 왕이나 샘 올트먼 같은 AI 시대의 리더들은 조직 경영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엔지니어링 지식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엔지니어 출신 리더가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경영자 출신 리더가 더 낫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례가 두 분이 계신데요. 한 분은 AMD의 리사 수 CEO이고, 다른 한 분은 요즘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인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입니다. AMD의 리사 수 CEO는 최고의 공대 MIT 박사이자, 고액방의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이름이 높은 엔지니어입니다. CEO로 성장한 케이스로, 원래 반도체에서는 알루미늄을 소재로 썼었는데, 그걸 구리로 바꾼 성과도 가지고 있습니다.구리를 쓰면 불순물이 많아서 구리의 장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쓸 수 없었는데, 리사 수 박사가 그 문제를 해결해 반도체의 혁신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팔란티어는 물론 반도체 기업은 아니지만, 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알렉스 카프 CEO는 철학 박사이자 변호사로, 독일에서 하버마스의 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테크와는 관련이 없을 것 같은데, AI 시대에 가장 눈에 띄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CEO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엇이 좋냐에 대해서는 쉽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알렉스 카프의 경우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입니다. 기본적으로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AI를 둘러싼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냐면, 앞으로 2~3년 안에 일어날 것 같은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지금부터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한 다음, 그 시장이 열렸을 때 그 시장을 독점해서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사업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디아 같은 경우도 갑자기 시장이 열렸을 때 그걸 다 차지했고, 지금 팔란티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을 예측하려면 기본적으로 기술에 대한 전문성, 즉 엔지니어링 관련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은 단순히 엔지니어링 관련 학위를 가지고 있다든지, 아니면 엔지니어로 잠깐 일한 경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까 리사 수 박사처럼 기술 혁신을 이룬 경험이나 문제를 해결해본 엔지니어링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험이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텔의 패 겔싱어 CEO는 인텔의 최고 엔지니어였지만 사업에 성공하지 못하고 은퇴를 선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전공했는지, 엔지니어였던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가지고 경영 감각을 갖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 감각은 영어로 비즈니스 아큐멘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기술이 중요하더라도 결국 돈을 벌어야 하므로 지능적 성향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때 재무적인 감각을 겸비한 능력을 갖춘 리더들이 앞으로 우리에게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기술, 통계, 영업 통으로 나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통이라고 해서 기술만 알고 있으면 사업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고, 재무 통이라고 해서 재무를 안다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른다면 그 의사결정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통합적인 리더십, 즉 양손잡이의 리더십을 가져야 하며, 특정 통의 리더십 시대는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내 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점 때문에 우수 인재들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까지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요..
눈여겨볼 만한 롤모델이나 반면 교사로 삼을 만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사실은 예전에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조선 통신사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조선 통신사를 두 명 보냈는데, 한 명은 전쟁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관철되어서 우리가 전쟁을 막지 못한 것처럼 저도 지금 신곤 밸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 걸 지난 2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여러 방식으로 시도해봤는데, 잘 먹히지 않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의 인사 제도나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우리 한국이 제조업에서 강자였던 세팅이 되어 있었는데, 이게 너무 고착화되어 있어서 지금 어떻게든 바꾸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걸 변화시키지 못하면 우리가 제대로 된 인사 제도를 만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 기업들에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는 인재 영입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점입니다. '얼마나 잘하나 보자'고 뽑아놓고, '뭐 배웠으니까 한번 해봐'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수한 인재들을 삼고초려해서 데리고 오고, 그런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브로드컴이라는 회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잘 하지 않는 것이 M&A인데, 브로드컴은 M&A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의 보상 체계와 영업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시너지를 내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브로드컴은 한 10여 년 전만 해도 싱가포르에 있는 아주 작은 회사였어요. 그런데 이 1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인수를 통해 지금은 전 세계 시가 총액 12위에 오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브로드컴은 조직 문화 관점에서 보면 배울 만한 기업은 아니에요. 아주 나쁜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2.1. 리더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조직 변화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함.

그리고 그 혹탄 CEO는 중국의 학교에서 탑다운 리더십으로 유명한 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컴이 주목할 만한 점은 인수한 다음에 인수 기업들의 장점들을 잘 융합해 좋은 조직을 만들고, 성과에 대해 확실히 보상한다는 것입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보상을 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통해 사람들이 동기 부여를 받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합니다. 이렇게 많은 인수합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인수한 기업들의 인재들을 우대해 그들이 인수 후에도 목소리를 내고 사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놨습니다.. 브로드컴의 이런 인재 경영 방식은 우리 기업들이 한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내 기업들도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즉각적으로 빨리 보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조금 더 효율적인 전략일까요? 기존의 한국의 임금 체계나 보상 체계는 AI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직 문화는 보상 체계 하에서 조직 내에서 누가 성공하고 실패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학습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사장 후보자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두 분 다 기본적으로 성과는 뛰어나야 사장 후보 풀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분은 성과가 월등히 뛰어나지만, 비즈니스를 위험하게 운영합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살짝 넘나들며 굉장히 위험한 비즈니스를 하죠. 성과가 좋지 않으면 밑에 있는 직원들도 엄청나게 압박하고, 개인적인 습관도 좋지 않습니다.. 반면 다른 후보는 성과도 좋지만 압도적이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냅니다. 좋은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조직의 신망도 두텁습니다. 만약 제가 최종 의사 결정자인데 성과에 대해 많은 챌린지가 생기면, 결국 A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A처럼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그게 조직 문화의 기본적인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조직이 어떻게 보상과 평가를 할 것이냐,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조직 문화의 거의 대부분은 보상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요소들은 핵심 요인이 아닌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보상 체계를 정교하게 만들고 새로운 제도들을 도입할 수 있다면, 전반적으로 조직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보상 체계와 조직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볼 필요는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보상 체계를 통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딥시크 충격으로 설 연휴 중간에 사건이 터지면서 저희도 엄청 긴급하게 영상을 내보내고 했었는데요. 그러면서 실리콘 밸리의 인재 전략에도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졌지만, 중국도 만만치 않다는 경각심을 주는 사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딥시크 때문에 많은 충격을 받았고, 정말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한국은 기본적으로 지금 인재 유출에서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굉장히 많은데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지금 계속 HBM에서 뒤처지고, 혁신에서도 뒤쳐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인재를 제대로 소싱할 수 없었던 지난 몇 년간의 어려움들이 누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공대에 많이 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삼성전자로 갔잖아요. 이제 그런 것도 안 되고, 제가 듣기로는 의대가 끝나야 서울대 공대가 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현직에 있는 전문가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이민을 가거나, 중국이나 미국으로 떠나는 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해외에서 유학한 석박사급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인재의 퀄리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2013년도에 박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에 합격하면 공대 선배들이 파티를 열고, 형, 이제 연봉 1억 넘는 거야!라며 축하해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박사를 끝내신 분이나 주변 교수님들이 왜 한국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다 있죠. 가족 문제도 있고요. 과거에는 고국에 돌아가서 펼쳐보겠다는 꿈을 꿨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지면서 인재풀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선될 여지가 크게 없어 보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얘기를 하죠. 급여는 많지만 물가가 비싸서 어차피 많이 쓰다 보면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사실 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미국에서 생활비가 높다고 하더라도 많이 쓰긴 합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집을 하나 산다면, 미국은 아직 집값 상승 여력이 있습니다. 미국에 살다 보면 미국 주식에도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정보도 많아 자산도 쌓입니다. 특히 미국의 401k 같은 퇴직연금 제도가 정말 훌륭하거든요. 그래서 401k를 쌓을 것인가, 국민연금을 쌓을 것인가도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기본적으로 자녀 교육이 미국이 좋다 보니 그런 혜택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 거기보다 돈을 더 주겠다는 식으로 누군가를 모시고 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총체적으로 HRS EVP, 즉 직원 가치 제안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총체적으로 제공하여 우수 인재들이 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도 할 일이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가족을 설득하는 것이 대부분 불가능합니다. 석박사를 하면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배우자를 설득해 한국에 돌아가자고 할 때, 거의 그걸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너무 자유롭게 하다가 다시 수능 공부하러 한국에 들어가자고 하면, 거의 반대가 심하죠. 결국 정주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한국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주택 문제나 특히 국제학교 같은 것들이 한국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일본의 TSMC 구마모토에 공장을 지었는데, 대만에서 오시는 분들을 위해 국제학교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각종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주 여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예를 들어서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해외에 있는 인재들을 대한민국으로 초대할 수 있는 제도들이 기업이나 정부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도 국내 대기업 인사 쪽에서 재직하시다가 해외 유학을 하셔서 미국에 정착하신 대표적인 인재 유치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적으로 한국의 인재 관리 시스템에 대해 말씀해 주실 만한 게 있으실까요?. 저도 비슷한 고민이 있습니다. 핵심은 내가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있느냐입니다. 한국에 들어가서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한국 기업에 가서 효율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답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영 방식을 혁신해야 하는 과제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면, 흔히 얘기하는 좋은 리더가 되거나 경청하는 리더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지만, 우리 조직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업무를 어떻게 위임하며 성과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매니지먼트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운영 자체가 효율적이지 않아요.. 제가 굉장히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2012년도에 직장에서 6년 정도 근무한 후 유학을 나왔었는데, 바뀌지 않은 게 있습니다. 뭐냐면, 파워포인트로 일하는 것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고도화되어 요즘에는 모든 직장인들이 파워포인트를 너무 과도하게 잘 만들고, 장수도 늘어납니다.
100장, 200장으로 너무 많이 늘어나고요. 그런데 미국에 와서 파워포인트를 쓸 일이 없거든요. 웬만한 기업에서는 그런 파워포인트를 만들지 않습니다. 만들더라도 그냥 텍스트나 이미지 파일을 갖다 붙여서 쓰지, 한국처럼 정교한 보고서 형태로 일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에서는 핵심 인재가 될수록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하는데, 보고서 작성만 계속 하고 있는 거예요. 파워포인트를 좀 쓰지 말자고 몇 차례 얘기가 나왔지만, 여전히 못 바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 관리 방식도 너무 다릅니다.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40시간을 일하고 있잖아요. 일이라는 것이 어느 날은 많았다가 적었다가 하는데, 40시간을 고정시켜 놓고 40시간에 일할 수 있는 효율적인 리더십과 매니지먼트 방식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틀 안에서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파워포인트나 과도한 의전 같은 것들을 하지 않게 되거든요.
왜냐하면 이 시간 안에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고 빨리 집에 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말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해서 일하고, 그러다 보면 성과도 나오고 내가 몰랐던 나의 천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맨날 불필요한 일, 보고를 위한 일, 가짜 노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면, 그때부터 한국에 돌아가고자 하는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말 진짜 일을 하자는 방향으로 한국의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공감이 되었던 것은, 미국 대학에서 전공하고 국내 모 자동차 회사에 근무 중인 친구가 있는데, 맨날 PPT 맞추고 보고서 줄 맞추고 고어 때문에 혼났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대체 왜 저런 인재들을 가지고 그런 형식적인 것에 집중하실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교수님도 기업에 재직하셨을 때 같은 경험을 하시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왜 안 바뀌는 걸까요?. 리더가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은 과거에는 의미가 있는 제도였지만, 순환 보직이 너무 많습니다. 조직의 리더들이 연말이 되면 임원 인사를 하잖아요. 그러면 큰 기업에서 임원들이 자리를 옮깁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방식이었어요. 옛날에는 장점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너럴리스트의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개인의 영향력을 넓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문가의 시대입니다. 그래서 자꾸 일을 바꾸다 보면 전문성이 없고, 그러다 보면 보고를 일목요연하게 받지 않으면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AMD 이사처럼 한 평생 반도체만 하신 분은 그런 보고를 안 받아도 되죠.. 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미국에서는 주로 이메일로 일하고, 슬랙 같은 소셜 미디어 툴로 일을 합니다. 보고 없이 하고, 이메일로 승인하면 그게 결제 문서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해 모든 사람들이 매뉴얼만 보면 일할 수 있는 그런 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이건 이제 리더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그렇지 않으면 바꾸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최근 미국에 계셨던 국내 카드사 신임 사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셔서 화제가 되었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점심 시간을 꼬박꼬박 챙기는데, 반면 미국은 그냥 안전자에서 일하면서 샌드위치를 먹고 그러는데, 대체 왜 그러냐고요? 그리고 회식도 다음 날 업무에 문제 있게 마시지 말고, 말 그대로 9 to 6에 온전히 집중해 달라, 몰입해 달라 이런 취지의 발언이었기 때문에, '그럼 우리 지금 점심도 먹지 말고 일하자는 거야?' 이렇게 오해 아닌 오해가 벌어져서 좀 갈등이 있었거든요.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취지는 100% 이해해요. 저도 그렇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면 인게이지먼트라는 개념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 조직의 인재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플로이 인게이지먼트, 즉 직원 몰입, 일 몰입 이렇게 번역이 되는데요, 인게이지먼트 개념을 씁니다. 그래서 미국 기업에 가보시면 거의 대부분의 조직들이 인게이지먼트와 관련된 서베이를 하고, 인덱스를 만들어 우리 조직의 임직원들이 얼마나 몰입해서 일하느냐를 측정하는 그런 지표인데요. 이런 첨단 기업의 전문가에 해당하는 직군들은 사실 몇 시간을 했느냐는 관심이 없고, 이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에 관심이 많습니다.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 좋은 리더십을 발휘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이 매우 좋은 전략이죠.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사실 미국 기업들도 굉장히 힘들어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은 많은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고, 자 그러면 할 수 있는 게 뭐냐면, 쓸데없는 것, 나를 짜증나고 귀찮게 하고 내 몰입을 방해하는 것들을 없애버리면 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이 과도한 보고서 작성을 한다든지, 그리고 회식, 특히 한국은 요즘 회식이 많이 없어졌는데 음주 문화는 안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는 특히 출퇴근 시간이 이렇게 정확하지 않죠. 그러니까 8시간만 내 스케줄에 맞춰서 하면 되니까 자기가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 일상화가 되어 있고, 이러기 때문에 미국 기업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것인가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다양한 제도를 만들고 그것들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를 많이 하고요. 일단 미국과 한국은 노동법이 달라요.
그래서 미국은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일주일 40시간 정도만 딱 정해주고, 한국처럼 12시부터 1시 사이에 점심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어요. 특별한 어떤 시간을 맞춰야 되는 직군이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사무직에 대해서는 그렇게 타이트하게 뭔가가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점심을 먹으면 시간이나 30분을 늦게 퇴근해야 해요. 저도 처음에는 미국에 가서 점심 시간이 됐는데 아무도 밥을 먹으러 안 가길래 한국인 선배한테 '왜 점심 먹으러 안 가죠?' 이렇게 물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그게 바빠서가 아니고, 밥 먹으러 나갔다 오면 한 시간 퇴근을 늦게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그런 상황이 됩니다. 그게 왜 그러냐면,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잖아요. 미국은 가족 중심의 문화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가야 되는데, 만약에 내가 생각해 퇴근 시간에 못 간다면, 그때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이 걸리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본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하나가 있고요.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 중 하나는 노동법을 좀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노동법이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법인 것 같고, 제가 연구자로서 말씀드리면 연구의 가치가 없어요. 한국 노동법은 연구하려는 가치가 없어요. 왜냐하면 글로벌 스탠다드와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통상임금 같은 것은 무슨 소린지 모릅니다.
그리고 포괄금지명령은 사람들이 불행한 구조로 노동법이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52시간 관련된 논란이 굉장히 많은데, 그것도 사실은 52시간 제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노동법 자체가 문제가 너무 많아요. 그러기 때문에 전체 노동법을 바꾸지 않고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계속될 거거든요.. 기본적으로 인사 제도는 심플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예외 조항이나 가능성을 두어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무언가를 추가하다 보면 기본적인 취지가 망가지거나 손을 보게 됩니다. 어떻게든 보정을 할 필요가 있겠지만, 법 자체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놓으면 현실에서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보상 체계나 문화도 미국 노동법의 통제 아래에서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세제 혜택이나 기타 요소들이 모두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법 자체를 바꿀 시기가 지금 벌써 20~30년 가까이 지나고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런 법들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바라보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인재 전략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영상정보
- 채널명: 티타임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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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526
- 업로드 날짜: 2025-03-11
- 영상 길이: 26분 54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h0cCQ3aG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