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을 탈출하는 중국인들과 기업들 '차이나 엑소더스'
한줄요약: 중국을 탈출하는 중국인들과 기업들 '차이나 엑소더스'
시간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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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 | 중국 내 사업 축소하는 한국 기업들이 증가함.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에서 차이나 엑소더스가 발생함. |
00:20 | 롯데는 2018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함. 삼성전자는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닫고 생산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함. |
00:36 | 현대차는 중국 생산 거점을 줄이고,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음. 에지 디스플레이는 중국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함. |
01:20 | 일본 기업들도 중국을 떠나 멕시코와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음. 애플과 구글도 생산 라인을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전함. |
01:34 | 차이나 엑소더스는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탈출도 포함됨. 2024년 미국에서 불법 이민으로 체포된 중국인은 32만 7430명에 달함. |
02:05 | 중국인들은 태국과 터키를 거쳐 에콰도르로 가고,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으로 넘어감. |
02:35 | 최근 중국을 떠나는 사람들은 중산층까지 확대됨. 2023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부자 이민 1위임. |
03:19 | 중국의 경제 성장 정책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이후 시작됨.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가 핵심 목표였음. |
03:50 | 중국은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많은 기업들이 공장을 세우기 시작함. 2001년 WTO 가입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로 부상함. |
04:51 |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함. 시진핑 정부의 중앙 집중 통치가 원인으로 지목됨. |
05:49 | 미중 무역 분쟁이 기업의 탈출을 가속화함. 관세 부과로 인해 생산기지 이전이 증가함. |
06:34 |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남. 대만 해협 분쟁도 불확실성을 높임. |
07:06 | 시진핑 정부의 기업 탄압은 2020년 엔트 그룹 상장 중단으로 시작됨. 이는 민간기업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킴. |
07:49 |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엔트 그룹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상장 중단됨. 마윈의 비판 발언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함. |
08:51 |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1조 2천억 달러 증발함. 이는 기업들의 탈중국화로 이어짐. |
09:36 |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1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는 3%에서 5%대를 유지함. 내수 시장이 위축됨. |
09:49 | 저렴한 노동력의 감소로 인해 중국의 경쟁력이 약화됨. 임금 상승으로 인도, 베트남보다 비쌈. |
10:35 | 상하이 봉쇄 사건으로 인해 애플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함.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경향을 보임. |
13:05 | 중국의 대학 졸업생 수가 많지만 일자리가 부족함.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함. |
13:34 | 정치적, 사회적 불만이 커지며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경향이 나타남. 홍콩 민주화 시위가 큰 영향을 미침. |
13:51 | AI 분야는 중국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분야는 여전히 해외로 나가는 추세임. |
14:20 | 중국 정부는 차이나 엑소더스를 인정하고 외자 유치 노력을 강화함.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함. |
14:50 | 외환 불법 반출 단속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고위 관계자의 해외 이민을 제안하는 등 자본 유출 방지에 힘씀. |
15:05 | 차이나 엑소더스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이 깊음. |
2. 스크립트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오늘은 중국을 탈출하는 사람들, 차이나 엑소더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및 부품, 유통, 화장품, 배터리, 철강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업종에서 중국을 탈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2.1. 중국 내 사업 축소하는 한국 기업들이 증가함.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에서 차이나 엑소더스가 발생함.

롯데는 2018년부터 롯데마트를 중국 시장에서 철수시켰고, 롯데백화점은 2024년 6월에 장두전 폐점을 끝으로 중국 사업을 종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9년에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인 광동성 후이저우 공장을 닫고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을 전환했습니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 생산 거점이 다섯 곳이나 됐지만, 이제는 두 곳만 남겨둔 채 중국 공장을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2. 롯데는 2018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함. 삼성전자는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닫고 생산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함.

2024년 9월에는 에지 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후 LCD 공장을 이주원의 현지 기업에 매각하는 일도 있었고요.. 그런데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은 비단 한국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2018년 일본 전산과 파나소닉 등의 일본 업체가 데미 수출 기지를 멕시코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리코와 니콘이 각각 보카이 생산과 카메라 생산을 태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습니다.
2.3. 현대차는 중국 생산 거점을 줄이고,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음. 에지 디스플레이는 중국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함.

2019년에는 애플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던 생산 라인을 베트남과 인도로 일부 이전했고, 같은 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중국에서의 하드웨어 생산을 줄이고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중국의 둥지를 틀었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외 지역으로 이탈하려는 현상을 차이나 엑소더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차이나 엑소더스는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기업이 중국을 탈출하는 것도 있지만, 하나 더, 중국을 탈출하는 중국인들의 이야기도 포함됩니다. 2024년에 발표된 미국 세관 국경 보호국(CB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이민으로 체포된 중국인은 1년 동안에만 32만 7430명이었습니다. 2021년 대비 53배 달하는 수치로, 더 최근 통계가 있다면 더 늘어났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2.4. 일본 기업들도 중국을 떠나 멕시코와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음. 애플과 구글도 생산 라인을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전함.

현재 중국인들은 태국이나 터키를 거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에콰도르로 간 뒤, 현지 브로커에게 수천 달러를 주고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취임 후에는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아 지금도 가능한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그렇게 하고 있었죠. 또 이 수치는 미국에 한정된 것이지, 중국인들은 중국을 탈출해 전 세계로 떠나고 있습니다.
2.5. 차이나 엑소더스는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탈출도 포함됨. 2024년 미국에서 불법 이민으로 체포된 중국인은 32만 7430명에 달함.

미국이 막히면 다른 나라로 가죠.. 물론 과거에도 중국을 떠나는 사람은 존재했습니다. 유학을 갔다가 그 나라에 눌러 앉는 사람도 있었고, 이미 이민을 선택한 부유층도 존재했죠.
2.6. 중국인들은 태국과 터키를 거쳐 에콰도르로 가고,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으로 넘어감.

하지만 최근의 엑소더스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수의 엘리트나 부유층이 아니라, 앞서 말했듯 중산층 정도의 사람들까지 불법이라도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정착하고 있습니다. 2023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떠나는 나라 순위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을 만큼 부유층의 이동도 심각합니다.
2.7. 최근 중국을 떠나는 사람들은 중산층까지 확대됨. 2023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부자 이민 1위임.

참고로 한국은 7위입니다.. 왜 중국인들은 중국을 탈출해 미국으로 향하는 걸까요? 왜 이렇게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중국을 떠나는 걸까요? 기업과 인구의 탈출 두 개가 이어져 있기는 하지만, 구분 지어서 일단 기업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경제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온 국가입니다. 아니다, 얼마 전까지는 그런 국가였죠.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대거 유치하여 경제 성장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중국은 투자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토지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줬으며, 노동 규제나 환경 규제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중국은 인구가 무려 14억에 달하는 만큼 노동력도 풍부하고 인건비도 저렴하죠. 동시에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 중국의 제조 환경은 그야말로 저비용 고효율 구조였습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부터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죠.
2.8. 중국의 경제 성장 정책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이후 시작됨.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가 핵심 목표였음.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 제조업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2001년 세계 무역기구(WTO) 가입 때문입니다. WTO 가입 전까지 중국은 외국 기업에 대해 높은 관세와 엄격한 수입 제한을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WTO 가입 이후에는 중국 역시 관세를 대폭 낮추고 무역 장벽을 완화하는 등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더 쉽고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2.9. 중국은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많은 기업들이 공장을 세우기 시작함. 2001년 WTO 가입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로 부상함.

이때부터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기업들이 중국의 생산 기지로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 370만 개가 중국으로 이전될 정도로, 중국은 순식간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제조 분야를 성장시켰고, 인프라 건설과 도시 및 부동산 개발이 이어지면서 GDP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성장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을 꺾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미디어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부터입니다. 그런데 이랬던 기업들이 2010년대 후반부터 차츰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이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중국 기업들도 나가려고 하고 있죠. 시진핑의 직권 이후 강력한 중앙 집중 통치 정부의 민간 경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감시 시스템, 기업 기밀 유출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자유성이 저하되었습니다. 또 공동 부유라는 가치를 내걸고 기업 규제를 해버리니 저라도 나갈 것 같네요.
2.10.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함. 시진핑 정부의 중앙 집중 통치가 원인으로 지목됨.

그런데 사실 해외 기업들은 기밀 유출을 제외하면 이야기한 것들 중에 걸리는 게 크게 없습니다. 실제로 아예 철수하는 기업보다는 눈치를 보며 축소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다 따져도 중국 시장이라는 게 너무 크니까요. 그런데 반대로 이렇게 큰 시장에도 기업들이 나가고 있거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와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엑소더스, 즉 대탈출 러시가 시작된 것은 2018년에 시작된 미중 무역 분쟁을 빼놓을 수 없죠. 이때는 제가 생생히 기억합니다. 주식 시장이 처음으로 박살났던 때거든요. 당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중국에서 생산하면 추가 비용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켄자스 대학의 정치학 조교수 책장의 논문에 따르면, 무역 분쟁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중국 진출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이 34% 증가했죠.
2.11. 미중 무역 분쟁이 기업의 탈출을 가속화함. 관세 부과로 인해 생산기지 이전이 증가함.

특히 미국 시장을 주로 상대하는 기업이라면,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고 해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리스크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적인 이슈는 모래가 쌓여가고, 미중이 관세 전쟁만 하면 모를까, 기술 안보의 영역에서 아예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동남아나 멕시코로 생산 기지를 옮기면 관세 리스크가 해결되는데, 굳이 중국에 세워둘 필요가 없죠. 여기에 대만 해협 분쟁과 같은 정치적 문제 역시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에, 즉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큽니다. 공급망을 다른 국가로 다변화하여 리스크를 분산하거나, 아니면 아예 중국에서 철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야 그렇다 쳐도, 중국 내수 시장이 아무리 과거와 달리 매력이 좀 떨어졌다고 해도 철수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다른 이유가 그것도 큼직한 이유가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죠. 가장 대외적으로 드러나고 직접적인 이유는 규제 때문입니다. 시진핑 정부가 민간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빅테크 기업을 탄압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거든요.
2.12.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남. 대만 해협 분쟁도 불확실성을 높임.

중국 정부의 기업 탄압은 2020년 말 엔트 그룹 상장을 중단시키며 시작되었습니다. 채널에서 한번 나왔던 이야기죠. 마인 영상에 자세하고 길게 정리되어 있는데, 요약하자면 엔트 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이자,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입니다.
2.13. 시진핑 정부의 기업 탄압은 2020년 엔트 그룹 상장 중단으로 시작됨. 이는 민간기업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면서 9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55% 점유하고 있었죠. 2020년 말에는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핀테크 기업이자 상장 직전의 평가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IPO를 앞둔 기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상장을 중국 정부가 중단시켰죠. 표면적으로는 엔트 그룹의 사업 모델이 금융 리스크를 초래한다며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내세웠지만, 사실은 엔트 그룹의 모회사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공산당 비판 발언을 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2020년 10월 24일,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 서밋에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을 낡은 시스템이라고 비판했고, 중국 은행들은 혁신을 맡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는 시대에 뒤쳐져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2.14.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엔트 그룹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상장 중단됨. 마윈의 비판 발언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함.

이게 공산당 체제 유지의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인데, 엔트 그룹은 기존 은행 시스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죠. 문제점이 있다면 정부와 협력 혹은 협상을 하는 게 이때까지의 방식이었지만, 마윈의 발언 이후 공산당은 대대적인 탄압에 들어갔습니다. 마윈은 자취를 감추고, 엔트 그룹 상장 중단을 시작으로 시진핑 정부는 인터넷 플랫폼, 사교육, 게임 산업 등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적 단속을 진행했죠. 그 결과 불과 2년 사이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 총액 1조 2천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이것도 시가 총액만 계산한 거지, 파급 효과까지 생각하면 더 심각합니다. 그리고 이 파급 효과 중 하나가 엑소더스입니다. 비록 해외 기업들에게 가해진 압박이나 규제는 아니었지만, 중국에서는 언제 무슨 이유로 탄압할지 모른다는 인식이 생겨버렸습니다. 이때부터는 사실상 중국의 생산을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없어졌습니다. 다른 곳에도 생산 기지를 세우는 최소한의 보험은 들어두었죠.. 말했듯이 기업이 느끼는 중국에 대한 매력도가 절대적으로 낮아졌습니다. 2011년부터 중국은 과거와 다르게 성장이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차츰차츰 하락한 경제 성장률은 2016년부터 6%대로 떨어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와 부채 문제, 그리고 부동산 위기로 인해 3%에서 5%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15.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1조 2천억 달러 증발함. 이는 기업들의 탈중국화로 이어짐.

고성장 시대가 끝나면서 내수 시장이 생각보다 위축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중국의 최대 장점이었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도 이제 옛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풍부하지만 저렴한 노동력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렴하기는 하지만, 이때까지 성장하면서 임금이 많이 올라간 탓에 인도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보다 훨씬 비싼 편입니다. 여기에 팬데믹이 진행 중이던 2022년 3월, 이른바 상하이 봉쇄 사건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국 정부가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하이 도시 전체가 2개월 동안 폐쇄되는 일이 있었죠.
2.16.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1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는 3%에서 5%대를 유지함. 내수 시장이 위축됨.

이때 경제와 공급망 대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 중 하나가 애플이었습니다. 상하이 봉쇄로 인해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이자 아이폰 조립을 담당하는 페가트론 공장이 폐쇄되었거든요.
2.17. 저렴한 노동력의 감소로 인해 중국의 경쟁력이 약화됨. 임금 상승으로 인도, 베트남보다 비쌈.

이로 인해 아이폰 13과 아이폰 SE 3의 생산이 지연되고, 아이폰 14의 개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애플 공급망 전체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단위 국가의 생산 라인을 몰아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것도 불안정한 리스크가 큰 국가에 몰아넣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애플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깨닫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차이나 엑소더스는 심해졌고, 잠시만 검색해봐도 시진핑이 애를 쓰며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해도 이제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심지어 ABC 전략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죠. ABC 전략은 애니웨어, 버 차이라는 의미로, 중국만 빼고 어디든지 가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탈중국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중국을 떠나는 중국인 이야기를 해보죠.
2.18. 상하이 봉쇄 사건으로 인해 애플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함.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경향을 보임.

기업은 그렇다 쳐도 중국인들은 왜 떠나는 걸까요? 일단 제일 두드러지는 건 부유층의 유출입니다. 숫자로도 많지만 부유층의 인지 유출과 자본이 동시에 빠져나가는 것이죠. 중국 최대 허거 레스토랑 체인 하이디라오의 창립자인 장용 회장과 그의 아내는 싱가포르로 국적을 옮겼고, 중국 3위 부동산 개발사 수낙 차이나의 창업주 수능빈도 취득했습니다. 태양 에너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선테크 파워의 전임 회장 스정은 호주 국민이 되었고요.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도 앞에서 나온 기업이 떠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느끼는 입장은 조금 차이가 있죠. 일단 정치적, 사회적 자유가 제한되는 걸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다 해도, 이제 SNS를 통해 혹은 해외에 유학 갔다 온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다른 나라는 중국처럼 하지 않더라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겉으로는 중국이 최고라고 말해도, 아닌 걸 알고 있는 거죠. 동시에 부유층에서는 자녀 교육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국 내 치열한 입시 환경, 카오카오의 경우 압박도 크고 사교육 시장 규제까지 겹쳐지면서 부유층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도 중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의료와 복지 환경의 경우에도 해외에서 일을 하거나 유학을 갔다 온 사람들 사이에서 '저 나라는 저렇다, 이렇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마음에 변화가 생기고요. 공동부유 정책이 시행된 이후부터 싱가포르로 이주한 중국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공동부유 정책이란 중국 내 빈부 격차를 줄이고 부의 재분배를 강화하는 정책입니다. 부의 재분배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산당의 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건데, 당연히 부유층 입장에서 달가울 수 없는 정책이죠. 부유층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부유층이 아닌 이들은 왜 중국을 떠날까요? 자벽가 물리학 석사이고 청소부가 환경 계획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배달원이 철학을 전공하고, 보안 경찰관이 명문 칭화대학교 박사학위를 가진 나라, 바로 중국입니다. 제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말이죠. 중국은 매년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아니,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해서 일자리가 부족하죠. 한국에서도 나오는 말인 '양질의 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이것도 축소된 통계라는 말도 존재할 정도입니다.
2.19. 중국의 대학 졸업생 수가 많지만 일자리가 부족함.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함.

그리고 실업률에 들어가지 않은 취직한 사람들도 앞서 나온 말처럼 보조 경찰관이 명문 칭화대 박사학위를 가진 것처럼 원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게 아닙니다. 즉, 지금 중국인들은 대다수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겁니다. 동시에 이들도 부신과 같이 정치적, 사회적 불만이 많죠. 양쪽 모두에게 중국이 자유롭지 않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사건이 앞서 나온 상하이 봉쇄 사건과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공부를 하고 돌아와야 할 중국의 인재들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이나 싱가포르를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AI의 경우는 딥 시크가 한 번 뜨고 중국....
2.20. 정치적, 사회적 불만이 커지며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경향이 나타남. 홍콩 민주화 시위가 큰 영향을 미침.

이 과학 굵기까지 선언하면서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도 돈을 워낙 많이 푸니 AI 과학 분야는 중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다른 분야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재와 자본, 기업까지 중국 경제 기틀이 흔들리는 것이다 보니, 중국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2.21. AI 분야는 중국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분야는 여전히 해외로 나가는 추세임.

실제로 중국은 차이나 엑소더스를 인정했다 싶을 정도로 투자 환경 개선과 외자 유치 노력의 박차를 가하고 있죠. 2023년 말부터 리창 총리는 이에 따라 외국 기업을 더 늘려야 한다며 친기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안정 행동 방안을 승인하여 여러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2.22. 중국 정부는 차이나 엑소더스를 인정하고 외자 유치 노력을 강화함.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함.

또 중국 정부는 한때 금지했던 외국 문화 콘텐츠 수입을 재개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중국은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밖에도 해외로 유출되는 자본을 단속하기 위해 외환 불법 반출 단속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고위 관계자의 해외 이민을 제안하는 등 반도체 정책을 통해 국내 자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 아니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지속되는 한 외국 기업의 발길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정책 신뢰 회복과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없이는 근본적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차이나 엑소더스는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 모델과 글로벌화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입니다.
2.23. 외환 불법 반출 단속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고위 관계자의 해외 이민을 제안하는 등 자본 유출 방지에 힘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산당의 권력을 해체하는 건데, 이건 쉽지 않죠. 그나마 고려해 볼 만한 건 시진핑이 평생 사는 것도 아니니까, 권력이 한순간에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2.24. 차이나 엑소더스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이 깊음.

한국도 벌써 중국 의존도를 조금씩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줄어들었다는 것이지, 한국에게 중국은 지금 당장 사라지면 우리 수출도 크게 나빠지는 존재입니다. 솔직히 경제로 봤을 때 중국 수출 시장은 한국에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계속 중시할 것인지, 아니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른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 미중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만약 중국의 경제가 끝도 없이 추락하게 된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차례로 함께 무너질 테니까요. 중국을 탈출하는 사람들, 차이나 엑소더스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3. 영상정보
- 채널명: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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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로드 날짜: 2025-03-10
- 영상 길이: 16분 22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N7IrttP_Z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