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메구로 카페 투어와 현대 건축

나카메구로 카페 투어와 현대 건축

1. 일본 현대건축 여행ep21/나카메구로 카페 투어. 근데 이제 건축을 곁들인

한줄요약: 나카메구로 카페 투어와 현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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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요약
00:03 나카메구로 지역은 벚꽃과 카페가 어우러져 기분 좋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많은 셀럽들이 거주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음. 그러나 혼잡한 시즌에는 살고 싶지 않다는 개인적인 소감도 남김.
00:35 나카메구로는 벚꽃 명소로 유명하며, 독특한 건축물 덕분에 카페들이 더욱 매력적임. 재개발을 통해 감각적인 신축 건물과 리노베이션된 기존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벚꽃은 한철 피지만 건축물은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음.
01:33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는 2019년에 오픈한 카페로, 내부에 로스팅 기계가 있어 공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냄. 쿠마 켄고가 설계한 이 카페는 일본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며, 목재로 마감된 외부와 내부가 독특한 매력을 지님.
03:05 카페의 인테리어는 일본 공예적인 요소를 반영하며, 쿠마 켄고와 스타벅스의 협업이 잘 이루어졌음. 공간의 매력은 커피와 함께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제공하여 방문객들이 시간을 잊게 만듦.
06:04 나카메구로 주변에는 빈티지 가구를 취급하는 리흐트 갤러리가 있어 가구 매니아들에게 추천됨. 도쿄 음대 근처의 건축물들은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하여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타키야마 키오시의 건축물은 고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 요소를 잘 결합하고 있음.
08:03 카페 스웰 커피 로스터스는 유수의 라떼 아트 대회에서 우승한 오자키 카즈마 씨가 운영하며, 유기농 아이스크림이 인기임. 나카메구로의 카페들은 과거의 공장 부지를 리노베이션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메구로 강과 벚꽃이 어우러진 경관이 매력적임.
09:03 나카메구로 지역은 과거 경공업 중심의 공장 지대에서 감각적인 카페와 편집샵이 즐비한 곳으로 변화함. 리노베이션을 통해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 있으며,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타원형 창이 인상적임.
09:34 오니버스 커피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로, 건축가 스즈키 카즈미가 디자인함. 이 카페는 SNS 인증샷 명소로 유명하며,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여 지역 특색을 살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으로 매년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음.
12:04 나카메구로의 리노베이션 건축물 중 '테이스트 앤 센스'와 '사토 사쿠라 뮤지엄'은 블루 스튜디오의 디자인으로, 두 개의 건물이 하나의 구조로 연결되어 있음. 이들은 벚꽃과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동시에 살리며, 미술관 투어에 적합한 장소임.
13:34 나카메구로는 벚꽃과 카페, 현대 건축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지역으로,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 이곳의 카페들은 단순한 음료 제공을 넘어, 건축적 아름다움과 역사적 맥락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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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크립트

어느덧 찾아온, 그리고 반가울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린 벚꽃 세계. 여러분은 도쿄에서 벚꽃을 생각하실 때 가장 먼저 어디가 떠오르시나요? 여기 사는 사람들마저 모두가 국화인 줄 잘못 알고 있을 정도로 정말 많아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도쿄를 다녀가신 많은 분들은 대부분 나카메구로를 얘기하실 것 같습니다. 메구로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벚꽃들이 꽤 훌륭한 운치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벚꽃이 가득 핀 명소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럼에도 이 동네가 유독 떠오르는 이유는 벚나무 주변으로 구석구석 숨어 있는 운치 있는 카페들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카페들이 운치 있는 이유는 바로 세심하게 지어진 건축물들 때문이겠죠.. 낙하에 그는 벚꽃도 벚꽃이지만, 사실 재개발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지역 이미지를 위로 견인한 동네라고 하는데요. 옆 동네 다이카 마치처럼 동네의 명성에 걸맞는 감각적인 신축 건물이 들어서는가 하면, 기존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멋지게 재탄생시키기도 하죠. 저는 이 건축물들이 큰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게, 벚꽃은 한철 피고 지지만 건축물은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세월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나카메구로를 한 바퀴 돌며 입점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구경하기 좋은 건축물들을 시간 순서대로 소개해 볼까 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해야 할 곳은 메구로강 벚꽃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왼편에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사실 이번 주제의 대미를 장식해야 하는 장소인데, 무려 아침 7시에 문을 열어야 하니 어쩔 수 없죠. 서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나카메구로에서 가장 큰 카페이자 가장 일찍 여는 카페,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가 되겠습니다. 2019년에 다섯 번째로 오픈하여 세계에서 여섯 개밖에 없는 이곳은 스타벅스가 야심차게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카페로, 내부에 거대한 로스팅 기계를 두어 생산과 판매를 겸하는 말 그대로 작업 공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마치 공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죠.. 이곳 도쿄 점이 나머지 다섯 개의 매장과 차별되는 부분은 건물의 외부와 내부가 타일이나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로 마감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스타벅스 리저브의 다섯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계하는 영예는 이제는 진짜 일본의 국민 건축가라고 불러도 무방한 쿠마 켄고에게 돌아갔습니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리노베이션해 만들어진 밀라노 점이나 원두 통을 한자로 수놓은 상하이 점에서도 알 수 있듯, 각각의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해당 국가의 특징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해서 만들어지는데요.

그 점에서도 스타벅스가 쿠마 켄고에게 의뢰한 것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는 나무를 이용해 일본적인 요소를 컨템포러리하게 표현하는 건축가란 말이죠. 덕분에 이곳 역시 엔가와라는 이름에 일본 가옥의 텐마루와 같은 외관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강변으로 반사율이 높은 커튼을 두어 벚나무가 늘어선 마을 풍경을 그대로 비추고 있기도 하죠.. 쿠마 켄고 역시 이곳에 공장 컨셉의 카페를 짓겠다는 스타벅스의 결정이 아주 적절했다고 얘기한 바 있는데요. 그 이유는 나카메구로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경공업 위주의 공장 지대라는 독특한 배경 때문이죠. 어, 스타벅스 너네 컨셉에 꽤 진심이잖아요. 거대한 원두 통을 중심으로 펼쳐진 웅장한 공간감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위로 올라가는데요. 이게 카페야, 공장이야? 싶을 정도로 파이프들을 따라 커피 콩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구겨진 종이 같은 느낌의 천장 마감도 입체감을 한층 더하고 있죠..

천장을 보니 역시 쿠마 켄고답다 싶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매장 인테리어는 쿠마 켄고가 아닌 스타벅스의 전시인 리즈 뮬러가 디렉팅한 것으로, 그녀는 가능한 일본의 공예적인 요소를 매장 내부에 투영하고 싶었다고 밝혔죠. 때문에 비치된 가구 역시 스툴로 유명한 일본 굴지의 가구 메이커 텐도 목공의 커스텀 가구들로 채워졌으며,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고 여기에 방문한 쿠마 켄고는 사스가야, 이건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했겠는데. 아니, 우리가 했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라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해 모던한 건물을 만들겠다는 공통 기조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되네요.. 천장에 두었던 눈을 다시 아래로 내리면 이번에는 눈을 즐겁게 하는 로스팅 기와 다양하게 커피를 추출하는 머신들이 보이며, 다시 공간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데요. 넓은 공간답게 1층은 굿즈샵을 포함하여 카페와 베이커리가, 2층은 차지비, 3층은 칵테일 바가 위치해 있습니다.

층마다 팔고 있는 음료의 종류가 제각각이긴 하지만, 자리는 별개로 아무데나 앉을 수 있으며, 가운데를 거대한 원두 사일로가 관통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 소비가 이루어지는 광경을 모두 구경할 수 있습니다. 보통 카페라는 게 손님과 맞닿는 곳 이외의 직원 공간은 문 안쪽에 가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상대적으로 노출된 곳이 많습니다.. 보니 진짜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면 그런 가게 안에 모든 흐름들이 해야 될까요? 그게 너무나도 투명해서 마치 남이 되게 잘 만들어 놓은 심즈 세상 속 카페 혹은 카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나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는 곳이죠. 어느 층에 어느 자리에 앉아도 거기에서 보이는 광경들이 하나같이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3층과 4층에 강변을 따라 나 있는 테라스가 특히 인기가 많으며, 바깥에서 보면 꽤나 치열하게 인증샷을 건지고 계신 모습들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저의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선을 좀 넘어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텐마루 ES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평범하게 생긴 입식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부분이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일제히 앞을 보고 있으면 맞은편 건물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겠네요. 때문에 골목길 쪽 테라스는 공중에 빗물 바지용 화분이 여러 개 떠 있어서 바로 앞에 마주하고 있는 맨션으로부터 시각적인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당연히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다 제쳐두고, 커피 하나가 이만한 스케일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정말 굉장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니 꼭 구경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잠깐 근처에서 볼 만한 곳을 한 군데 짧게 소개드릴까 하는데요, 바로 스타벅스와 터 강 건너편의 뒷골목에 있는 가구 갤러리 리흐트입니다.

주로 빈티지 혹은 컨템포러리 가구를 취급하고 있으며, 가구 매니아라면 환장할 만한 전시를 자주 선보이고 있는데요. 디터 람스의 브라운이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BGM으로 깔아주고 있으니 디자인 혹은 가구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장소로 가볼까요? 저번 다이칸야마 영상에서 소개드렸던 도쿄 음대에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이 대학교는 다이칸야마와 나카메구로 사이에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이 이상하게 즐겨 쓰는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캠퍼스의 전면에 사용한 것이 특징이죠. 안도 타다오의 영향 때문일까요? 일반적인 주택에서 대형 건물까지 굉장히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도쿄 음대 후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마찬가지로 이런 멋드러진 건물과 카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두꺼운 노출 콘크리트 벽체가 위용 있게 서 있는 모습에 저는 처음에 얼핏 보고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인가 싶었는데, 안도 타다오 특유의 빛을 다루는 방식이 나타나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다른 사람의 작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교토대 건축과 명예 교수이자 일본 건축 설계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앞서 나온 쿠마켄고 도쿄대 석사 연구실 동문인 타키야마 키오시입니다. 잠깐 그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 건축가의 특이한 방법론 중 하나는 고대 건축물 답사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는 것인데요. 현대 사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신체를 움직일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종래의 휴먼 스케일의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게 되었죠. 그는 여기에서 문제 의식을 가졌고, 고대의 건축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그 시절 건물들이라 말로 비례나 기하학의 끝판왕이잖아요.

그래서일까요? 그의 건축물을 보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옛날 유적지를 보는 것처럼 엄숙한 느낌인데요. 구체적인 이론 설명은 차치하더라도, 일반적인 두께보다 훨씬 두꺼운 콘크리트 벽들이 푸딩처럼 타원형으로 잘려 나간 듯한 상당히 임팩트 있는 외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노출된 계단과 슬라브가 그의 방법론 때문인지 마치 풍화된 유적지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두꺼운 벽식 구조의 답답함을 날려버리고 있기도 하죠. 벽면에 전층을 관통하는 타원형 창도 인상적이지만, 코너를 그대로 타원형으로 뚫어서 입구와 테라스로 사용한 덕분에 더욱 시원해 보이는 것 같네요. 이곳에 자리한 카페 스웰 커피 로스터스는 유수의 라떼 아트 대회에서 우승한 오자키 카즈마 씨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로, 당연히 라떼에 꽤 자신감을 보이는 카페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유기농 아이스크림이 꽤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메구로 강의 인파에 체력이 바닥 나신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서 당충전을 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나카메구로에 상징이 되어버린 어느 카페를 가볼 텐데요. 나카메구로 동네가 감각적인 카페와 편집샵들이 즐비해 있다는 건 네이버만 찾아봐도 알지만, 앞서 잠깐 나왔듯이 30~40년 전까지만 해도 경공업을 중심으로 한 공장 지대였습니다. 사실 이 사실을 아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옛날 주택이나 공장 부지를 감각적으로 리노베이션한 건물들이 많으며, 그것들이 메구로 강과 어울려 지금의 나카메구로의 느낌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블루보틀 나카메구로 점 역시 과거에 전기 공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해서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구력 지하의 스타야, 스타벅스 또한 고가 철도의 지하 재개발 프로젝트로 태어난 곳이죠.

당장 메구로 구청부터가 이전에 보험 회사의 사업이었던 건물을 재활용해서 사용 중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재탄생한 건물들과 함께 메구로 강의 벚꽃 사이를 달리는 듯한 기차길 또한 다분히 이색적인 풍경을 만드는 데 한몫하고 있는데요. 이런데 그 건물과 벚꽃 기기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거 인증샷 못 참겠죠? 나카메구 남쪽 출구의 골목길에 위치한 오니버스 커피가 이번 주인공이 되겠습니다.. 소매점의 설계와 인테리어를 주로 하는 건축가 스즈키 카즈미는, 공간이 아닌 공기감을 디자인하는 것이 전포 설계의 사명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 공기감이 결과적으로 건축과 개인을 위한 욕심보다는 클라이언트와 손님을 위할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고도 말했죠.

때문에 그가 다룬 건물들에서 과도하게 비일상적인 느낌의 공간은 찾아볼 수 없는데요. 오니버스 커피 역시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는 프로젝트였으며, 새것처럼 보이게 하는 소재를 쓰기보다 이 건물이 지녀온 시간을 고스란히 받아줄 수 있는 부재들을 선택했습니다. 간판을 노세 혹은 산화철로 제작하고, 일부러 옹이가 많은 목재를 고른다거나, 철거된 목구조 건물에서 뜯어온 목재를 재활용해 바닥재를 만드는 것이죠.. 그럼에도 소규모 상점 건축을 주로 하는 건축가답게 손님들이 오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무엇인지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겠죠. 이곳의 대미는 바로 2층에 위치한 카운터 석으로, 현지에서도 SNS 인증샷 광풍이 불고 있는 장소이기도 한데요. 오니버스 커피의 대표인 바리스타 사카오 아츠시 역시 이곳이 없었다면 지금의 오니버스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이 없이 단순히 건물이나 인증샷 하나만 갖고 이 카페가 유명해지지 않았겠죠. 오니버스 커피는 유행 전부터 이미 수준 높은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던 곳으로, 지점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리고 있기도 한데요. 다른 지점은 이렇게까지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진 않기 때문에, 나카메구 동네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굳이 인증샷이 아니더라도 테이크아웃을 해서 바깥에서 한 잔 하고 가기 딱 좋은 장소이기도 하거든요.. 특히 ESG에 관심이 많아서 매년 꽤나 구체적으로 지속 가능성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런 고즈넉한 리노베이션 건축물 또한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다음으로는 또 다른 리노베이션 건축물 두 군데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음대 후문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왼쪽으로 쭉 가면 보이는 '토하라' 써진 테라코타 색 건물의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위치해 있는데요. 바로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감도 높은 편집샵 1LDK 카페의 '테이스트 앤 센스'와 벚꽃을 담은 회화 작품을 주로 다루는 미술관 '사토 사쿠라 뮤지엄'입니다. 둘 다 기존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을 재활용해 2012년에 완성된 곳이며, 모두 리노베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건축 사무소 블루 스튜디오가 디자인을 맡았고, 심지어 건물의 뒤편이 둘 다 기억자로 꺾인다는 것마저 유사합니다.. 어, 뭔가 눈치 채셨나요? 이 두 개의 장소처럼 보이는 이곳은 앞서 보였던 토하라 건물을 따라 기억자로 휘어진 형태로 사실은 같은 건물입니다. 이게 어쩌다가 이런 형태로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소규모 주택 문화가 자리 잡은 일본에서 이런 지저분한 사이트의 건물은 그다지 놀랍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미 물은 엎질러져 있으니 건축가는 새로운 활용 방안을 생각해야 했겠죠.

블루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시 타카시는 철저히 경제적 이유만을 내세운 리노베이션은 언젠가 같은 이유로 손쉽게 철거된다고 얘기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겉에 새 껍질을 두르는 것을 넘어서, 건물 자체에 새로운 생명력과 쓰임새를 불어넣어야 한다고도 말했죠.. 그리고 여기에서 그 해답은 양쪽의 입면을 기준으로 반으로 나눠서 두 개의 건물처럼 활용하자였습니다. 건물의 형태가 동쪽으로는 나카메구 보지 않게 힙한 동네인 다이칸야마, 서쪽으로는 메구로강 벚꽃길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 연결짓기 수월한 활용 방안을 택한 듯 보이는데요. 동쪽 파사드는 노출 콘크리트 외관을 그대로 활용하되 러프한 재료들로 리모델링해서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주고, 서쪽 파사드는 전면에 벚꽃 무늬의 타일을 덮어 미술관의 정돈된 느낌을 더욱 살렸습니다. 뮤지엄의 경우 벚꽃을 주제로 한 미술관이기 때문에 미술관 투어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도 추천드리는 곳이고요.

특히 이 느낌을 살려서 매장 디스플레이와 카페까지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오늘은 카페는 핑계고 건축물들을 구경해 보았습니다. 나카메구의 모습은 어떠셨나요? 넘쳐나는 벚꽃과 카페만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것 같은데요. 왜 이 동네에 배우나 셀럽이 많이 사는지 이해가 단번에 되는 동네였습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아싸였던 16년.... 경력 직인 저는 개인적으로 벚꽃 시즌에 와서 그런지,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부터 너무 혼잡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곳이었는데요.

바보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겠지. 이게 돈도 없는 게 까불어 인정합니다. 이번에 준비한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 영상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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