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바둑 은퇴와 인공지능의 영향

이세돌의 바둑 은퇴와 인공지능의 영향

1. 인간 중 유일하게 AI를 이긴 후 바둑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ㅣ지식인초대석 EP.24 (이세돌 전 바둑기사 2부)

한줄요약: 이세돌의 바둑 은퇴와 인공지능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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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요약
01:16 바둑을 포기한 이유는 AI의 발전으로 가르칠 것이 없다고 느꼈음.
02:48 바둑계의 기대와 가족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은퇴 결정을 내림. 그 선택에 대한 뚝심이 있었음.
03:17 바둑을 통해 얻은 즐거움이 없으면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함. 만족감이 중요한 가치임.
04:34 '지팔자'라는 개념을 통해 선택의 두려움을 언급함. 사랑했던 것을 그만두는 선택이 어렵다고 느낌.
05:02 인생의 선택에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함. 즐거움과 만족감을 찾아야 함.
05:47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필요함. 사회가 실패를 용납하는 태도를 가져야 함.
06:35 선택과 결정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함. 자신이 해온 것을 믿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함.
16:17 바둑은 어려운 게임으로, 그 가치를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함.
18:32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바둑의 학습 방식이 변화함. 이제는 인공지능을 보고 배우는 상황임.
19:19 바둑에서의 자부심과 즐거움이 사라진 후 은퇴 결정을 내림. 인공지능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힘들었음.
21:47 AI 시대에 인간만의 무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함.
22:32 바둑의 추상적 요소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임을 언급함.
24:33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함. 바둑을 매개로 한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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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크립트

혹시 바둑 기사들도 기싸움 같은 걸 하십니까? 대국을 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끝났다는 거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때는 이겨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약정이 보이더라고요. 만족감, 행복, 즐거움, 라이벌이 있으면 정말 그런 걸 느낄 수 있거든요. 멘탈이 매우 강하신 것 같아요. 그 비결은 뭔가요? 안녕하세요, 한석준입니다. 이 시대의 대가들의 순도 높은 지식을 전하는 지식인 초대석. 오늘도 이세돌 프로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자, 이제 두 번째 시간인데요. 2016년 6년에 프로 22년째였던 이세돌 프로가 알파고 AI 대결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를 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은퇴를 하셨어요. 이때 거의 최전성기 아니셨나요? 최전성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이제 현역으로 계속 할 수 있었죠. 문제는 제가 생각했던 바둑과 인공지능 이후의 바둑은 너무 많이 달랐던 거죠. 그게 뭐 어느 게 맞다 틀리다 이런 게 아니고, 어느 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요. 다른 거죠. 그 다름을 인정하고, 물론 계속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살짝 뭐 달라진 게 아니라 천지개벽한 수준으로 달라졌기 때문에 저는 바둑을 좋아서 했고 즐겁게 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게 자부심이었죠. 뭐래도 내가 최고야. 누구에게 결과론적으로 피하더라도 아니야, 언제든지 이길 수 있고 대국 내용이 내가 나쁘지도 않았어. 하여튼 여러 가지 그런 것들이 자부심으로 있었는데 인공지능이 나오면서 그게 사라졌죠. 지금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거예요. 한없이 가까울 겁니다. 결국 인공지능을 보고 우리는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학습하는 거죠. 우리는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보고 따라하는 사람이 됐어요. 인정하고 가기가 어렵더라고요. 저 혼자서 뭔가 생각하고 연구해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없고, 그걸 보면서 공부하기에는 좀 어렵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정말 인생의 길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을 내린 거잖아요. 그 선택에 후회는 없으십니까?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후회가 없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부분은 은퇴를 하고 나서 정말 후회하면 어떻게 하지? 다시 바둑을 두고 싶고 승부를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전혀 후회하지 않고 제가 계속 남아 있고 계속 승부를 했더라도 만족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있어 가지고요. 그런데 이게 정말 너무나 많은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결정이죠. 가족들도 있고 바둑계에서 나한테 기대하는 부분도 있었을 거고, 그런데 그 결정을 하고 몇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뚝심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뚝심이 이보다는 일단은 저는 자부심도 있고 바둑을 두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사라져 있는 상태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한 거고요. 다만 후회는 없다고 했는데, 죄송한 부분은 있어요.

제가 은퇴를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도 그럴 수 있고 지인분들도 있고 저를 조금이라도 좋아하셨던 팬분들도 있을 것이고, 이런 분들은 사실 많이 말리셨어요. 힘들고 어려울 순 있겠으나, 다만 몇 년이라도 이 바뀐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뚜렷한 뭔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뭔가 전달할 수 있지 않냐? 그리고 여태껏 이렇게 바둑을 보고 영감을 얻고 뭔가를 느끼셨던 분들한테 너무 이건 허무하지 않냐? 그런 부분은 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후회도 없고 흔들리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까?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게 삶의 가치관과 연관이 있는 것 같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돈이 제일 중요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가족의 행복이 다를 수 있지만, 이세돌 기사님 같은 경우에는 바둑이라는 걸 플레이하면서 얻어지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셨던 것 같아요. 바둑이라는 것은 사실 여섯 살부터 시작을 했고, 그때 은퇴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도 바둑을 두고 있을 수 있죠. 승부사로 계속 나갔을 수도 있는데, 그 만족감, 그런 즐거움이 없이 과연 계속 갈 수가 있을까요? 사실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훨씬 위에 선배님들도 계속 현역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분들은 분명히 어느 정도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이 결여가 돼 있다면 글쎄요, 이게 쉽지가 않죠. 그러면 그다음에 뭘 하고 살아야 되나에 대해서 방황하는 시간도 좀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시간도 분명히 존재하고, 바둑 외적인 부분에서는 사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지금도 경험하고 있고, 그것도 하나의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결국 제가 천 년 만 년 살 건 아니잖아요. 결국 한 번뿐인 인생, 자신이 만족감이 즐거움이 없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 요새 MG 세대들이 하는 말 중에 '지팔자'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사자성어입니다. '지팔자, 지각'입니다. 자기가 선택을 했을 때 지팔자를 지각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가 봐요. 그러니까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 걸 텐데, 내가 뭘 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만두는 거라면 오히려 선택이 조금 쉬울 수 있습니다. 근데 이게 내가 너무 사랑했었는데 더 이상 그렇게 사랑하지 않아서, 그래서 내가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걸 그만할래라는 선택은 정말 두려운 거거든요. 누구나 그 선택과 결정을 할 때 너무너무 두렵고 무섭고 떨립니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지면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즐거움과 만족감, 뭐 이런 것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더 이상 즐거움과 만족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를 통해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찾는 거죠.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바둑을 둔다는 게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내 인생이 뭐 지할 직권 이렇게 되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할 직이라는 게 저보다 좀 아래 분들,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도 이제 그런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그런 어떤 도전을 해서 실패를 하게 됐을 때, 정말 한마디로 집팔 직권이 되는 거지 않습니까? 그걸 너무 우리가 실패에 대한 걸 용납하지 않아요. 사실 젊은 쪽에서 뭔가 도전했다는 거 자체가, 물론 너무 터무니없는 거면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의 그런 걸 갖고 도전을 했고, 누구나 다 성공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실패할 수 있고 실패 확률이 높죠. 근데 그걸 너무 우리가 그냥 용납하지 않고, '아, 쳐봐, 이상한 거 도전했더니 실패했어' 이렇게 얘기하죠. 사실 그게 좀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전해야죠, 그리고 실패해야죠. 그건 너무 당연한 거죠. 그걸 너무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 요런 것들을 우리가 좀 생각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실패했다는 건 도전을 했다는 건데, 그런 것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매 순간에 선택도 하고 결정도 내리고 해야 되는데, 그 선택과 결정이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그럴 때 내가 생각하는 선택을 믿고 결정하는 그 비결은 뭔가요? 결국, 내가 해왔던 것들을 믿는 거죠. 번갈아 가며 하고, 또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건데, 이게 약간 틀려요. 어렸을 때와 조금 올라왔을 때, 오히려 경험치가 쌓이면서 좋은 판단을 내릴 것 같지만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경험이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너무 많은 경험이 쌓이다 보면 좋은 판단을 잘 내렸을 때의 기억은 그렇게 나질 않아요. 판단을 잘못 내렸을 때의 기억이 굉장히 많이 남습니다.

그게 순간 판단을 내릴 때, 내가 판단을 잘 내릴 수 있구나라는 걸 즐겨야 되는데, 자기가 뭔가 좀 안 좋게 됐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실수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이게 많은 경험이 무조건 쌓인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거죠. 적당한 경험, 그러니까 너무 경험치가 없으면 그것도 부족하고, 또 경험치가 너무 많아지면 사람이 그런 것 같아요. 좋았던 기억보다는 안 좋았던 기억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참 그런 부분이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좋았던 그런 경험들이 더 많죠.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좋았던 부분만을 좀 기억하고, 그런 부분은 이제 바둑을 은퇴했기 때문에 삶의 경험이 돼서 되도록이면 좋았던 것도 잊어버릴 수 없겠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좀 좋았던 것들을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세돌 기사님은 멘탈이 참 매우 건강하고 강하신 것 같아요. 내가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깨달아오고 배워오고 발전한 것이 있으니, 그랬던 나의 시간을 믿는다는 것도 엄청난 멘탈인 것 같고, 나의 가치관은 행복과 즐거움이다라는 게 분명한 것도 엄청난 멘탈인 것 같거든요. 그 선수 생활 하시면서 우리가 내내 라이벌이라고 불렀던 많은 기사들이 있지만, 그 중 한 명이 중국의 구리 선수입니다. 이분의 경쟁은 멘탈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참 이런 라이벌이라는 게요, 둘이 그렇게 생각도 안 하는데 밖에서만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아, 그래요? 그런데 저랑 구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둘 다 서로가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고, 굉장히 좋았습니다. 뭔가 만족감, 행복, 그런 즐거움, 라이벌이 있으면 굉장히 고마운 존재죠. 제 바둑 인생에 참 그런 라이벌이 있어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언제 처음 느낌이 왔나요? 모든 선수와의 대결이 다 그럴 것 같은데 구리 선수는 다릅니까? 저랑 2009년도에 결승전을 처음으로 했어요. 총 세 번의 결승전이 있었는데 첫 결승을 치렀습니다. 제가 이제 패했는데, 그때부터 완벽하게 라이벌이 이어졌고, 우리가 2014년도까지 근 5년간은 쭉 그런 상태로 진행이 됐죠.

바둑 스타일도 잘 어울렸어요. 참 재밌게 잘 어울렸고, 지구 이기고 떠나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그 대국 내용이 완벽하진 않을지언정 참 재밌었어요. 서로가 좀 인정도 하고, 그런 라이벌이 선의의 경쟁이었습니다.. 친구가 저랑 동갑이에요. 생일이 3일 차이인데, 제가 3월 2일이에요. 아유, 숫자도 비슷하네요. 예, 그래가지고 친구가 맨날 가면 자기가 형이라고 하던 친구였는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첫 번째 결승전에서 만났을 때, 오셔서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던 기억이 나요. 저는 그 당시에는 정말로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했었어요. 영원히 진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리라는 기사가 더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친구의 바둑을 조금 보면서 약점이 보이더라고요. 장점은 또 명확해요. 단점도 명확하다고 해서 이게 굉장히 균형이 맞았습니다. 그 친구도 제 장단점을 잘 알 거예요. 그럼 두 번째 대결은 언제였습니까? 2010년도 말, 그때는 제가 이겼죠. 근데 그때는 리라는 친구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좀 아른아른 가렸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패스랑 인이 높은 대국이었는데, 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세 번째 결승전도 그랬어요. 저를 이기면 1인자로 올라가잖아요. 그때는 딱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게 조금 부담감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기면 1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부담감이 클까요? 지면 1위에서 내려가야 된다는 게 부담감이 클까요? 저는 그렇게 부담은 없었어요. 구리라는 친구에게는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감은 없었어요. 10번기는 그런 대국을 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때는 이겨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10번기는 굉장히 유서 깊은 대국이기 때문에 거기서 지면 다른 대국을 아무리 이겨도 안 돼요. 이건 이겨야겠다. 10번기는 오로지 두 사람만의 진검 승부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건 정말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세 차례의 라이벌과의 진검 승부 과정이 이세돌 선수를 발전시키는 데는 어떻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저는 딱 2014년도에 끝난 다음부터 새로운 바둑을 두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파고가 나온 거죠. 구리 9단과의 10번기를 마지막으로 나의 바둑 인생의 일부가 끝났고, 다시 이제 새로운 바둑으로 나의 중반 후반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매듭 지어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말 감사한 거죠. 그 친구가 없었으면 그런 느낌이 안 들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전심전력을 다해서 상대하고, 바둑을 두는 데 있어서 물론 자기가 책임지고 하는 거지만, 정말 인정하기 싫을 때가 있어요. 좀 어이없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하대가 왜 좋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구리 구단과는 그러진 않았어요.

인정했어요. 나보다 좀 좋은 내용을 두었네. 다음에는 좀 더 내가 나은 내용을 보여줘야지. 그 자체가 굉장히 좋은 거죠. 그럼 기사로서 더 발전하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고요. 또 아까 말씀드렸듯 만족감과 즐거움, 이런 걸 느끼기가 사실 완벽히 느끼기는 어렵죠. 아무리 자신이 책임진다고 해도, 꼭 내가 기사한테 책임지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100% 인정할 수 있다는 건 참 어려운 거죠. 요새도 연락하고 있습니까? 그렇진 않은데요. 바둑 외적으로도 술도 안전하고, 굉장히 좋게 지내고 참 좋은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만, 자신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그런데 특히 내가 인정하는 상대와 대결할 때 자신감이 더 중요할 것 같거든요. 근데 좀 반대로 말씀드리면, 인정하는 상대와 대결할 때는 좀 더 쉬워요. 예, 왜요? 인정할 수 있으니까요. 자신감도 있고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패배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요. 오히려 인정을 하기 싫은 상대와 대결할 때 그걸 제 두려움이나 이런 것들을 없애려고 많이 노력을 하죠. 인정하기 싫은 상대는 어떤 사람인가요? 거의 대부분이죠. 지면 안 된다기보다는 너무 바보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이 친구한테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고, 그냥 좀 더 편안한 거죠.

대국 내용을 조금 끌어올릴 수 있고 대국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승패에 대한 그런 것들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요. 너무 치면 치는 거지. 그런데 문제는 프로기 때문에 승패가 전부는 아니지만, 당연히 중요하겠죠. 거기서 오는 심리적인 부분들은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런 상대가 드물 거예요. 라이벌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귀하고 축복인 거죠. 혹시 바둑 기사들도 대국 전에 기싸움 같은 거 하십니까? 진짜 어느 정도 처음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을 매너라고 해서 사실 좀 안 하는 쪽으로 많이 갔어요. 사실 예전 기사들은 뭔가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습관 같은 게 있으셨어요. 저 은유 국수님 같은 경우에는 저 깜짝 놀랐어요. 노래를 부르시더라고요. 대국 중에요? 예, 뭐 그런 것도 있었고, 성냥개비 있잖아요. 그걸 부러뜨리는 분들도 계시고, 어쨌든 여러 가지 그런 습관들이 있습니다. 조욱 스님은 노래를 못 부르시면 좀 그렇다 싶으면 혼자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유명한 사건이 하나 있어요. 일본 기사인데 그분이 결승전을 두는데 비하를 하고 주옥수님과.... 은 사실 일본에서 바둑을 처음 배우셨기 때문에 일본으로 하세요.

아, 한국으로 하면 차라리 못 알아들을 텐데, 아니 왜 한국이 노라 하냐고요? 귀마개를 하는 사건도 있고요. 또 어떤 기사는 손목시계를 대국 중에는 풀어놓고 이제 올려놓고 드는데, 어느 시점에 손목시계를 차요? 바둑이 안 끝났는데 갈 시간이 됐다는 거죠. 내가 이겼다, 이네 그렇죠. 근데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하진 않았을 거예요. 무의식 중에 그랬겠죠. 근데 또 대국을 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몸을 뒤로 젖히고 끝났다는 거죠. 아, 힘들었어. 뭐 이런 포증이 나오면 진 거거든요. 자신은 포기하지 않았는데 수가 나오면 맥이 탁 풀려버리는 예예. 그렇죠, 그런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근데 절대 의도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럼 이세돌 기사도 현역 때 그런 거 있었습니까? 저는 모르죠. 저는 의도한 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너무 신나요. 아, 이겼다 싶으면 최선의 수를 찾으면서도 굉장히 즐거워요. 아, 이렇게 드면 좀 더 괴로울까? 괴로울 거야. 또 이렇게 제가 보면 이렇게 봐요. 상대를 예를 들었을 때는 그냥 수시로 봤거든요.

이거는 안 좋은 거기 때문에 하지 말아라. 바둑이 좋으면 혼자서 굉장히 즐거워한 상상을 하면서 이렇게 봐요. 아, 이제 그거 나오면 아, 이건 안 돼. 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너무 즐거워 보이는데, 근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자신이 포기하기 싫지만 너무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그게 너무 보이기 때문에 아, 그만해야겠구나. 뭐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은퇴를 하셨습니다. 대중들이 예상할 때는 뭐 학을 양성한다, 기원을 만드신다는 이런 걸 상상을 했는데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세요. 보드 게임 개발자, 작가입니다. 제가 전업 보드 게임 작가는 아니지만, 일단 보드 게임이라는 게 사실 바둑도 이제 보드 게임이 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바둑은 아닐지언정 바둑의 가치를 어느 정도 가진 단순화시킨 그런 게임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게 어떤가, 그러니까 바둑이라는 게 보급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그 이유는 바둑이 너무 어려워서 그러는 거죠. 이거를 좀 쉽게, 단순하게 만들면 어떨까? 꼭 바둑이 아니더라도 바둑이 가지는 장점, 가치만 가지고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좀 만들게 됐고요. 요즘 들어서 좀 문제가 있는 게 이것도 어렵대요. 저는 나름대로 쉽고 좀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조금 어렵다는 얘기가 있어서 바둑을 아무리 단순하게 만들어도 그 가치와 장점을 가지고 나와야 되잖아요. 그걸 빠져버리면 사실 알맹이가 없는 거기 때문에, 아무리 단순하게 만들어도 어느 정도의 난이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바둑은 아닐지언정 바둑의 가치와 장점을 가진 게임을 만들어 보자.

바둑은 살짝 룰이 틀리기 때문에 다르지만, 기본적인 수읽기 능력이라든가 도형이라서 해야 되나요? 이런 것들을 조금 알 수가 있죠. 바둑은 완벽한 추상 전략이에요. 근데 이 추상 전략 게임이 너무 좋은데, 문제는 너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추상적인 부분을 굉장히 줄이고 나머지 부분도 좀 단순하게 만들어서 간 겁니다. 추상적인 부분이 바둑이 이 정도만 돼도 우리가 충분히 배울 점이 있다, 이렇게 생각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근데 후학 양성은 한 번도 해 볼 생각이 안 들었습니까? 제가 후학 양성에 대해서 생각을 아예 안 했던 건 아니에요. 근데 인공지능이 나오면서는 싹 쳐 봤죠. 왜 그러냐면 제가 가르칠 게 없어요. 저는 어느 정도 올라온 지망생들을 가르치려고 했는데, 지망생들을 제가 어떻게 가르치냐? 왜 인공지능을 보고 지금 배우는데, 예전에는 제 말이 듣고 뭔가 걷는 것도 많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제가 얘기한 걸 인공지능으로 돌려보면 굉장히 틀렸을 부분이 많을 거예요. 그러면 그 배우는 친구들 자체가 과연 그걸 귀담아 들을까요? 그리고 저는 자신 있게 이거를 가르칠 수 있을까요? 생각이 없었다기보다는 좀 불가능하지 않은가? 말씀하신 대로 AI 프로그램을 전 세계에 배포를 했잖아요. 더 이상의 AI 바둑 기사는 안 나오고 있는 거죠. 더 이상 뭐 나올 게 없는 거죠. 그 알파고는 제 버전은 초기 버전이었다. 버전이 알파고 마스터, 최종 버전이 알파고 제로입니다. 제로 버전 이후로는 철수를 했어요. 근데 이제 요거를 발전시킨 데는 중국이 알파고 제로를 뛰어넘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중국 프로기사들 상위 랭커들은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공부를 하고 있죠. 어떻게 보세요? AI가 만들어내는 바둑도 이세돌 기사가 꿈꿔왔던 그런 예술적 바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왜냐하면 AI가 여기서 작곡도 하고 미술도 하고 그러잖아요.

처음엔 너무 놀라웠어요. 그냥 데이터 학습, 자기들끼리 해서 학습을 한 건데, 저는 창의적인 것들에 대해 약간의 의문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놀라웠죠. 그걸 예술적이라, 그가 창의적이라, 이렇게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애가 뭘 하.... 자기는 아마 모를 거예요. 입력시켜 준 거에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그런 것들을 찾아가겠어요. 거기에 창의적, 뭐 예술적 가치는 부여하기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제가 이제 알파고에게 패했을 때,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을 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당연히 지는 거다. 어떻게 사람이 컴퓨터 상대로 바둑을 이길 수가 있느냐, 그건 말이 안 되는 거다. 컴퓨터가 나오는 순간부터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 인간은 당연히 질 수밖에 없었다. 그건 정말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바둑을 못 만들어. 바둑을 만든 게 인간인데, 그걸 만드는 게 인간이고 그것이 가치가 있는 거지, 바둑을 컴퓨터가 이긴다,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예전에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였다면, 이제는 바둑을 만드는 게 중요한 시대다. 그걸 만들어진 것에서 이걸 잘하고 못하고는 이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바둑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바둑을 지금 만드는 사람, 누구예요? 인간이지. 바둑을 만든 건 뭐냐? 인간이다. 결국 만들어져 있는 것에서 뭘 잘하는 것은 이제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바둑을 30년 넘게 두었고요, 저는 바둑이 정말 2년, 3년 이상 투자할 그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제는 너무 어렵죠. 사실 처음에는 그래,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대의 흐름이고 뭐 그럴 수 있겠지 했는데, 문제는 지금은 요즘 세대 어린 친구들이 당연히 저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대에 맞게 또 학습을 하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바둑은 완전 반대예요. 바둑을 배우는 친구들이 굉장히 수준이 낮습니다. 바둑만, 체스, 장기 다 잘해요. 근데 바둑은 많이 떨어져 있어요. 이 수준 차이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냐면, 이게 정확하진 않겠지만 거의 1년 차이가 납니다. 무슨 얘기냐면, 여섯 살과 일곱 살이 바둑을 처음에 배우면 당연히 일곱 살이 깁니다. 처음에 이해하는 속도가 틀리기 때문에 당연히 일곱 살보다 여덟 살이 잘하고, 그렇죠? 처음에는 그렇겠죠. 근데 지금은 일곱 살에 배우는 친구가 여섯 살 같아요. 여덟 살에 배우는 친구가 일곱 살 같습니다. 이해도가 굉장히 낮아요. 바둑이 추상 전략 게임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어떤 부분이 요즘 아이들이 굉장히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죠. 근데 졸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추상적인 부분이 떨어져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건 결국 바둑이 지금처럼 추상적인 능력이 떨어질 때, 그걸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둑이다.

이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깊게 와닿네요. 추상적이라는 게 미술, 음악 뭐 이런 게 있죠. 대중의 한 건 추상 전략 게임은 바둑뿐이 없죠. 그럼 이제 AI 시대가 도래했잖아요. 요새는 AI가 너무 많고 종류도 너무 많고 다 쓰고 있고, 그죠? 채집 BT, 생성형 AI, 그게 정말 뛰어나죠. 그러면 이 대단한 AI와 최초로 상대를 해본 인간으로서, 이 AI 시대가 어떻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된다고 보세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미술 쪽, 음악 쪽, 또 지금 서서히 다 갖고 있고요. 이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의 문제를 떠나서, 그러면 인간만이 가진 무언가는 어떤 것이냐를 생각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을 제가 뭐, 이건 이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너무 이런 거에 대해서 논의가 없어요. 토론이 없습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몇 명이 모여서 토론을 하고, 사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그런 것들이 너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 그런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둑이 추상 전략 게임이라고 하셨잖아요. 이런 추상적인 부분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인가요? 그렇진 않죠. 이미 바둑은 뛰어넘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룰이 완벽한 거잖아요. 여기 안에서 룰이 완벽한 거면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가 없는 거예요. 체스도 마찬가지고요. 뭐 체스는 옛날부터 바둑은 안 그럴 줄 알았지만, 그것도 그랬죠. 돌발적인 상황이 안 벌어지죠, 바둑판에서. 그렇죠? 근데 자율주행 같은 것도 왜 어렵냐면, 만약에 자율주행 차만 있어요.

지들끼리는 뭐 통신으로 연결을 해요. 된다고 하면 쉬울 겁니다. 자기들도 알아서 거의 사고 안 일어날 거예요. 근데 제일 중요한 거는 사람이 운전을 하잖아요. 여긴 자율주행이고 여긴 사람이에요. 사람이 어떤 짓을 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대체 능력은 AI가 아직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같은 자율주행끼리 돌발 행동을 거의 안 해요. 그러니까 쉽죠. 인간은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데, 그럴 때 대체 능력은 인간이 빠르다는 거죠. 혹은 빠를 수도 있다라고 보는 거죠. 아직은 이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돌발이 나오기 때문에, 바둑은 돌이 정해진 상황에서 돌발 행동을 할 수가 없죠. 그러면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돌발 행동을 계속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요, 돌발 행동이 안 좋을 때가 굉장히 많죠. 그런데 그런 부분이 결국 우리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도전을 해야 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도전을 하고 실패를 통해서 계속 나아가죠. 지금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도전을 해야 하는지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제 어떤 도전을 해야 하는가, 어떤 부분에 도전을 해야 하는가.

사실 참 재밌는 게 바둑이라는 게 이미 벌어졌잖아요. 이렇게 천지개벽하는 그런 분야가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 완벽하게, 물론 바둑이라는 어떤 부분은 좁고 특수한 부분이긴 하지만, 굉장히 이런 토론을 할 때 좋은 주제입니다. 바둑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이런 부분에서 토론이 잘 안 이루어지더라고요. 다른 분야는 믹수, 음악이든 어떤 분야든 앞으로 많이 심하게 바뀔 것입니다. 그런데 바둑은 이미 바뀌었거든요. 제가 바둑을 넣어서 그런지, 이런 걸 통해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 오늘 지식인 초대석 이세돌 9단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AI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말 많은 실마리를 던져 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 지식인 초대석에서 다음에도 훌륭한 대가를 모시고 더 좋은 이야기 계속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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