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머시브 심은 죽어가는 장르인가?
한줄요약: 이머시브 심은 죽어가는 장르인가?
시간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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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 이머시브 심 장르는 몰입형 시뮬레이션을 의미하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반응하는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목표임.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되며, NPC가 활동하는 세계를 만들어냄. |
02:05 | 높은 자유도를 요구하며, 퀘스트 진행 방식이 다양해야 함. 예를 들어, '플레인데이' 게임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창발적인 게임플레이를 가능하게 함. |
03:33 | 현실적인 물리 법칙이 자주 사용되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게임 체계가 필요함. 예를 들어, '디사노드'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적들이 대응 방식을 변화시킴. |
04:04 | 이 장르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이해도가 낮은 경우 재미를 느끼기 어려움. |
04:35 | 이 장르는 대중성을 갖추기 어려워 게임계의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함. 공포, 슈터, RPG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각각의 장르에 비해 게임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음. |
05:05 | 공포 게임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공포의 표현 수단이 부족하여 짜증나는 요소가 더 강함. 슈터 게임으로서의 총기 사용 감각이 미흡하여 재미를 떨어뜨림. |
06:34 | RPG 요소가 많지만, 진행 방식이 단순하여 지루함을 유발함. 선택과 결과의 즐거움이 결말에 도달해야 나타나기 때문에 과정에서의 재미가 부족함. |
07:04 | 현실적인 물리 법칙을 적용하여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지만, 이러한 요소가 게임성을 보장하지는 않음. |
07:35 | 플레이어가 얼마나 깊게 게임을 파고 드느냐에 따라 즐기는 시간이 천차만별임. 개발자가 제공하는 선택지를 모두 즐기지 않으면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움. |
09:35 | 이 장르는 현재 죽어가는 장르로 여겨질 수 있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함. |
2. 스크립트
얼마 전에 플레이 영상을 올렸었죠.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아쉬운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난 뒤에 이 장르에 대해서 조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제 이머시브 심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을 좀 하다 보니까 이 게임 장르도 자연스럽게 죽어가는구나 생각을 했어요. 허무니 없을 만큼 매력적으로 보이면서도 심심하고 지루한 장르로 느껴지는 이머시브 심은 명을 맞이하게 될까요?. 오늘 말씀드릴 장르인 이머시브 심은 영어로 'Immersive Simulation', 즉 몰입형 시뮬레이션이라고 해요. 시뮬레이션하면 흔히 생각나는 것들, 예를 들어서 타이틀류의 게임들이나 경영 게임들, 도시 건설 같은 그런 진짜 시뮬레이션 게임은 아니고요.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르에서 사용됩니다. RPG, 잠입 액션, FPS 같은 장르에서 사용되는 편입니다. 이 장르는 따로 정의하기 굉장히 모호한 성질을 가졌습니다.2.1. 이머시브 심 장르는 몰입형 시뮬레이션을 의미하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반응하는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목표임.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되며, NPC가 활동하는 세계를 만들어냄.

그 깊이의 정도에 따라서 분류가 나뉘고, 이 장르의 핵심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반응하는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제 1의 목표가 되겠습니다.. 좀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 비디오 게임을 진행하는 게이머를 위한 맞춤 세계가 아니라, 이미 잘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 게이머가 들어가는 듯한 그런 세계를 구현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말장난 아닌가라고 하시겠지만, 둘은 많이 달라요. 전자는 플레이어가 없으면 세계가 돌아가지 않지만, 후자는 플레이어가 없어도 세계가 돌아가는 편입니다. 플레이어가 없는 공간에서도 NPC가 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의 스케줄에 맞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할 일을 하고 여가를 보내거든요. 플레이어가 이제 그들을 만날 때는 서로 일 도중에 만나게 되는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그런 세계만 만든다고 이 장르라고 불리는 건 아니에요. 거기에다가 좀 높은 자유도를 넣어줘야 됩니다. 자유도의 개념은 굉장히 많은 얘기거리가 있지만, 이 장르에서의 자유도는 보통 게임플레이를 얘기합니다.
2.2. 높은 자유도를 요구하며, 퀘스트 진행 방식이 다양해야 함. 예를 들어, '플레인데이' 게임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창발적인 게임플레이를 가능하게 함.

흔히 말하는 창발적인 게임플레이가 가능해야 해요. A라는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사용되는 방법이 B, C, D, E처럼 다양해야 됩니다. 퀘스트 진행 루트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수단도 굉장히 다양해야 장르로 인정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 보시는 게임은 '플레인데이' 게임인데, 이 게임은 개발자가 목표를 지정한 대로 행동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무기를 사용해서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목표를 무시하고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퀘스트에서는 닫혀 있는 문을 열기 위해서 첫 번째로 아래로 내려가서 전투를 벌이고 퀘스트를 진행한다, 두 번째로 다른 사이드 퀘스트에서 암호를 얻어온다, 세 번째로 해킹 레벨을 투자해서 그냥 퀘스트를 스킵한다는 식으로 굉장히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세 가지 규칙을 이해하고 있다면 제 4의 길을 열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장르에서는 현실적인 구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현실의 물리 법칙이 굉장히 자주 사용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유리를 렌치로 내리치면 깨지겠죠. 그래서 이 게임의 유리들은 다 부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터치 패드들을 살펴보면 전부 압력을 통해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두 가지를 혼합시키면 퀘스트를 진행하는 대신에 유리창을 부수고 문 터치 패드에 총알을 발사해서 문을 개방시키고 그냥 진행한다는 결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물리 법칙과 게임적인 것들이 섞여서 만들어지는 것, 그거를 가장 우선시하는 장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3. 현실적인 물리 법칙이 자주 사용되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게임 체계가 필요함. 예를 들어, '디사노드'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적들이 대응 방식을 변화시킴.

그리고 또 하나 더 하자면,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해서 게임 체계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영향을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디사노드'에서는 플레이어가 대놓고 능력을 쓰면서 적들을 있는 대로 다 썰어 제끼고 돌아다니다 보면, 적들은 점점 능력을 방어하는 물건을 장착하게 되며 플레이어에 맞게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가게 됩니다. 반대로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싸우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죠. 또 이제 코르보가 적들에게 자주 들키면 현상 수배에 코르보의 가면 쓴 얼굴이 상세히 공개됩니다. 아무 해결도 들키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면 현상 수배의 물음표로 표시되기도 합니다.. 이런 요소들을 하나의 게임에 담아서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실제로 그 세계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야 돼요.
2.4. 이 장르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이해도가 낮은 경우 재미를 느끼기 어려움.

말만 들어 보면 굉장히 자유도가 높고 재미있는 그런 장르라고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게임 장르는 행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많은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장르고 어느 정도 유명한 대표작도 존재하는 데다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개발되는 편이지만, 단 한 번도 게임계의 주류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대중성을 갖추기가 너무나도 어렵거든요.
2.5. 이 장르는 대중성을 갖추기 어려워 게임계의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함. 공포, 슈터, RPG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각각의 장르에 비해 게임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음.

대중성을 갖춘 이머시브 심 게임이 되고자 했던 플레이를 돌아보자면 그걸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공포 게임의 요소를 갖추고 있고, 슈터 게임의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RPG 요소도 굉장히 훌륭한데, 문제는 각각.... 장르에 다가 일대일로 비교를 해보면, 그것들에 비해 상당히 못 미치는 게임성을 가지게 된다는 공포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긴 하지만, 공포라고 하기에는 그저 검은 물질과 싸우는 게임에 불과합니다. 공포적인 요소에서 다양한 기법이 활용된다기보다는 적들이 변신해 있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으며, 점프 스퀘어 말고는 공포의 표현 수단이 극히 적습니다. 그러니까 무서운 편이긴 한데 그렇게까지 무섭지 않아요. 공포의 카타르시스 같은 것보다는 짜증나는 그런 요소가 더 강합니다.
2.6. 공포 게임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공포의 표현 수단이 부족하여 짜증나는 요소가 더 강함. 슈터 게임으로서의 총기 사용 감각이 미흡하여 재미를 떨어뜨림.

슈라도를 수 있거나 싸울 때 수많은 총을 사용해서 진행하곤 하거든요. 그러나 다른 게임들에 비해 총기를 사용할 때 감각이 굉장히 불량하고 미흡한 편입니다. 샷건을 쏘고 권총을 쏘고 렌치로 휘두르는 상황들은 그냥 밋밋하게 흘러가는 편입니다. 게임이 1년 전에 둠이 리메이크돼서 나왔었는데, 그 둠의 샷건 쏘는 감각과 프레이의 샷건을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우위인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 기가 다양한 편도 아닙니다. 각 상황에 맞는 총기들을 하나씩만 사용할 수 있으며, 계조 또한 그냥 무의미하게 한창 용량 증가, 반동 제어, 공격력 강해짐이 세 가지로 대표되는 계조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슈라로 봤을 때는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쏘는 즐거움이 전혀 없는 게임이니까요. RPG 요소가 많은 게임이기도 해요. 각 스킬 트리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서 진행이 다르게 되거나, 은신 트리를 타서 환풍구를 돌아다니거나 문을 해킹해서 여는 등의 진행이 가능하며, 모건 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모든 진행 방식은 문제 발생, 퀘스트 전달, 모건 유가 해결한다는 아주 단순한 일직선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정말 지루합니다. 선택과 결과의 즐거움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마저도 결말에 도달해서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역할 수행의 즐거움을 만나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2.7. RPG 요소가 많지만, 진행 방식이 단순하여 지루함을 유발함. 선택과 결과의 즐거움이 결말에 도달해야 나타나기 때문에 과정에서의 재미가 부족함.

그래서 RPG로 보면 이것 또한 낙제점입니다. 그런 요소들이 섞였을 때, 그리고 장르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굉장히 재미있어집니다. 반대로 그런 이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밋밋하고 특이한 게임에 불과하다는 거죠.
2.8. 현실적인 물리 법칙을 적용하여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지만, 이러한 요소가 게임성을 보장하지는 않음.

다른 게임들은 더 월등한 그래픽, 더 월등한 손맛, 월등한 스토리를 가지고 어필하니까 상대가 안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깊이 있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심도 있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진행 방식이 한 가지로 고정된 게임의 맵은 단순하게 짜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장르는 최소 세 가지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다양한 진행 방식과 순서를 고려해서 짜여져야 합니다. 개발자들의 골치가 아파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겠죠. 그렇게 해서 정말 잘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요, 플레이어가 얼마나 깊게 파고 드냐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라는 겁니다. 개발자가 만들어내는 선택지를 전부 즐기면서 '오, 이건 좋네' 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즐기고 게임을 맛본 다음에 '아, 행복했어'라고 느끼게 됩니다.
2.9. 플레이어가 얼마나 깊게 게임을 파고 드느냐에 따라 즐기는 시간이 천차만별임. 개발자가 제공하는 선택지를 모두 즐기지 않으면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움.

이런 요소들을 숨겨놨었는데, 그 덕분에 이해가 쉽고 다른 동료들의 심리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100% 이해를 한다면, 그냥 다른 게임 장르를 즐기듯이 일직선으로 달린 사람들은 수많은 쪽지, 오디오 테이프, 은유적인 상황들을 보지 못하고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끝나?' 하고 이해하기 너무 쉽습니다. 장르를 잘 이해하고 깊게 파고든 사람이 아무렇게나 진행한 사람보다 게임을 잘한 걸까요? 아니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해야 하죠. 그러나 이 장르는 정말 최소한으로만 진행할 경우 기준을 충족시키는 즐거움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라는 거죠. 왜냐하면 이런 창발적인 자유도가 있는 게임들은 화면만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거든요.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은 동일한 곳을 진행하고 있지만, A는 지금 여기서 왜 싸우는 배경을 이해하고 있고, B는 지금 여기서 왜 싸우는지 모르고 그냥 싸우기도 합니다. 다른 게임이라면 신을 통해서 플레이어를 붙잡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만, 이 장르에서 플레이어를 붙잡고 설명한다는 것은 사실상 죄악에 가까운 행동이기 때문에 절대 실행하지 않죠.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 장르의 게임을 추천한다고 한다면, 그 사람이 게임을 얼마나 많이 즐겼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다른 대중적인 게임들처럼 '그냥 추천할게' 하고 추천할 수가 없죠. 그래서 이 게임 장르를 만든 회사들은 전부 인수당하거나 갈라지거나 사라지고 했습니다.
아케인 또한 여러 번의 헛발질을 통해 위태로워졌고요. 게임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딜레마가 있죠.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결과가 엄청 적으니까 쇠퇴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2.10. 이 장르는 현재 죽어가는 장르로 여겨질 수 있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함.

그래서 이 게임 장르를 만드는 사람들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장르를 계승하는 사람들도 사라질 거라는 글들을 이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진짜 많이 봤습니다. 해외 게이머들 중에서는 이 실이 슬프면서 진정한 게임들을 위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들이 사라지네, 시대는 썩어 빠졌어, 이제 하면서 우는 듯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마 조금 삐뚤어진 장으로 보이겠죠. 요즘 게임들을 보다 보면 그런 게 조금 있어요. 모든 장르가 발달하고 고도화되는 순간부터 개념에 대해서 확실한 이해, 확실하게 정립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들을 많이 봅니다. 게임에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아니, 야 이거 실시간이 아닌데 왜 로그라이크야? 진짜 뒤지고 싶은 거야? 이건 로그라이트라고 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장르라는 것은 뭔가 명확하게 딱 나와 있는 게 아니라, 그거를 그냥 분류하기 위한 보조 수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오랜 팬인데요, 이 장르는 짧으면 8분, 길면 20분 정도 되는 곡들을 다양한 유니진을 통해 전개하는 게 특징인 그런 장르입니다. 뭔가 대단한 서술이나 표현을 해야만 프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명한 밴드인 메탈리카의 경우, 밴드가 은근히 프로그레시브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그래서 메탈리카가 프록 메탈이라고 물어보면 장르 원리 원칙 주의자들은 걔들은 프로기 아니야! 이러면서 화내는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웃긴 것은 프록 메탈 장르의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인 마이크 포트노이가 해당 장르를 어떻게 이야기했냐면, 그냥 길고 변칙적인 곡들을 메탈로 연주하면 그게 프록 메탈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이야기하고 넘겨버렸거든요. 저도 장르에 대해서는 그의 말에 동의합니다. 분류 수단으로 보면 되는 거지, 어떤 장르라고 해서 꼭 모여야만 한다는 것은 굉장히 폐쇄적이고 발전의 방해가 된다고 봐요.. 레이놀드의 게임을 예시로 들자면, 이 게임은 이머시브 심의 요소를 완벽하게 갖췄습니다. 창발적인 플레이도 가능하고, 살아 숨 쉬는 세계를 그 어떤 게임들보다 잘 만들었어요. 플레이어의 영향에 따라서 세계가 바뀌고, 엄청난 자유도를 갖추기도 했습니다. 적대가 적대로 하면 넓은 세계에서 전부 적대로 하며, 반대로 몇 번 친해지면 다른 지역에서 만나도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저를 알아보면서 아, 우리 친구구나 하면서 문호를 개방해 주거든요. 그들을 통해서 게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갈 수 있죠. 그러나 사람들은 레이월드를 이머시브 심이라고 하지 않죠.
보통은 말이에요. 왜냐고 물어보면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아니, 야 1인칭이 아닌데 왜 이머시브 심이야? 그러면 1인칭이 가능하고 RPG 성이 있으면서 창발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몰입형 세계를 만들어낸 폴아웃 시리즈를 예로 들면, 이 게임도 이머시브 심의 요소를 굉장히 많이 충족하는데, 이 게임도 이머시브 심이라고 말해야 되는 거 아닐까? 그러면 사람들은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주인공이 레벨업을 하는데 어떻게 이머시브 심이야? 레벨업을 통해서 퍽을 찍어 가지고 이머시브 심 요소를 굉장히 낮출 수 있으니까 이머시브 심이 아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곤 해요. 그러니까 참 어렵죠.. 그러면 프레이, 시스템 쇼크, 데이어스 엑스, 이런 것들만 이런 원론적인 이머시브 심에 충족하는 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들을 개발했던 사람들이 스튜디오를 뛰쳐나가서 새로운 게임들을 만들어냈지만, 옛날 느낌이 그대로 물씬 풍기는 새 게임을 만나다 보면 그냥 그 시대 혹은 그 개발자들의 특징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루킹글래스, 아케인, 다들 개발진들이 알게 모르게 살짝씩 이어져 있고 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이걸 장르라고 부르기가 참 애매하고, 그냥 핵심 가치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이런 가치를 가진 게임이 더 몰입하기 좋고, 이런 게임들은 정말 특별하게 몰입하도록 만들어졌을 뿐이지, 장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특별한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좀 했어요.. 앞에서 잠깐 말이 나왔던 로그라이크를 예시로 들자면, 이 장르는 절대적인 기준점을 딱 하나 가지고 있어요. 영구적인 죽음이라는 요소를 충족해야 하죠. 말씀드린 것처럼 장르는 이해를 돕는 개념의 일부일 뿐, 장르를 정의하는 무가가 되지는 못한다고 해도 이 장르는 반시가 필요해요. 특징적이고 알아보기 쉬운 것이거든요. 더 깊게 들어가면 실시간 던전이냐, 던전에 들어가야 되냐, 만복도가 있냐 없냐, 저주 스크롤이 있냐 없냐 막 이런 거 갈리겠지만, 그런 중심적인 큰 가치를 필두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그로 인해 로그라이트라는 파생 장르가 생겼고요. 장르의 해체가 엄청나게 많이 진행되는 시대에 가장 잘 발전하고 있는 장르가 아닐까 싶어요.
수많은 게임들이 나오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그러면서도 원본의 느낌은 약간씩 가지고 있거든요. 코즈마 히데오가 메탈기어 시리즈를 들고 오면서 잠입 액션 게임의 길을 닦아냈지만, 이제 그 잠입 액션의 그림자 경보 시스템을 해체해서 다른 게임들도 적용되곤 합니다. 예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세키로, 잠입, 경보, 암살이 있고요. 라스트 오브 어스.. ['에서 잠입 경보 암살이 있죠. 그로 인해 잠입 액션 게임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고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래서 저는 이 심도 쇠하고 무너지는 게 아니라 해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로그라이크가 완벽하게 해체되는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장르의 핵심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라면 저는 플레이어 자율성과 창발적인 게임 플레이를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거는 현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죠.
요즘 게임들은 단순한 직선 플레이어에서 벗어나서 플레이어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부여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 정통 이머시브처럼 내팽개치지 않고요. 플레이어에게 어느 정도의 가이드를 제공을 합니다. 최근에 나온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보면 딱 그렇죠. 세계가 먼저 존재하고 링크가 등장하며, 그가 없어도 세계는 돌아가고 있었고, 그의 행동에 따라서 세계가 변하고 반응하는 데다가 현실적인 물리 법칙과 규칙을 사용해서 진행할 수가 있어요. 도를 굴려서 밑으로 굴려 떨어뜨릴 수 있고, 고기를 익히면 더 많은 체력을 채워주기도 하며, 전기 전도체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제 인벤토리에 있는 철제 무기를 땅에 던져서 전도체로 대신 사용할 수 있거든요. 환경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플레이어 행동도 영향을 받죠. 예를 들어서 비가 오면 언덕을 기어 오르다가 미끄러진다고, 불 무기를 사용하면 식어 가지고 사용이 불가능해지기도 해요. 퀘스트를 진행하고 세계의 이야기를 알면 좋지만, 그런 거 없이도 그냥 최령 보수를 만나러 바로 뛰어가도 됩니다. 이머시브의 모든 요소를 잘 충족하고 있지 않나요? 그러나 '젤다의 전설'에 취한 포지션은 작은 세계를 오밀조밀하게 만들기보다는 큰 오픈 월드를 만들면서 퍼즐의 힘을 더 쏟아 플레이어 경험을 우선시 했으며, 주변에 돌아다니는 NPC를 통해 주기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규칙을 알려준다는 겁니다.
좀 더 친절한 이머시브 심 게임이면서 퍼즐 게임이기도 하고 RPG 게임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이걸 장르의 가치를 따라가기보다는 이머시브 심 게임이 주는 재미를 따라간 거라고 생각해요. 해석의 방향이 조금 다르죠. 앞으로도 이런 게임들이 많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일직선으로 진행하는 게임들의 트렌드는 지나가고,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추구하는 게임들이 더욱 많아질 거라고 봐요. 오픈 월드, 오픈 엔드, 섞고 디테일이 듬뿍 들어간 그런 게임들이요. 그런 게임들에서는 이머시브 심의 요소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전적인 큰 틀의 장르에 이제 그런 생명을 잃게 되는 대신에 다른 장르들에게 병합돼 그 정신을 이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아케인의 뒤를 이은 신생 개발사가 나올지도 모르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여러분들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음악]'].
3. 영상정보
- 채널명: 방구석 게임평론가 쥐냥
- 팔로워 수: 29,600
- 좋아요 수: 90
- 조회수: 2,518
- 업로드 날짜: 2025-03-18
- 영상 길이: 17분 58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mZv4wc_xU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