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루이 13세는 왜 ‘꼬냑의 제왕’으로 불릴까? ‘럭셔리 꼬냑’ 루이 13세 역사와 제조법 정리 | 주락이월드 / 14F
한줄요약: 루이 13세는 왜 ‘꼬냑의 제왕’으로 불릴까? ‘럭셔리 꼬냑’ 루이 13세 역사와 제조법 정리 | 주락이월드 / 14F
시간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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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 루이 13세는 고급 꼬냑으로 유명함. |
08:33 | 영화는 방탄 유리 금고에 봉인되어 있음. |
09:03 | 퍼렐 윌리엄스와의 콜라보 곡도 포함됨. |
09:34 | 디스크는 프랑스 고약 지방 점토로 제작됨. |
10:02 | 루이 13세의 포도는 그랑 상파뉴에서 생산됨. |
10:34 | 오크통은 100년 이상 된 것을 사용함. |
11:02 | 숙성 연수는 보통 40년 이상임. |
11:33 | 셀러 마스터들은 100년 후를 내다보며 작업함. |
12:02 |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루이 13세가 등장함. |
12:33 | 추천곡으로 이재인의 ‘떠돌이 개’ 소개됨. |
2. 스크립트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 5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는데, 엘리제궁 만찬이 화제였어요. 르피가로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인 스타 셰프 피에르 가니를 비롯해서 프랑스 대표 요리사 세 명이 출동해 화려한 코스 요리를 준비했고요, 와인도 정말 다양하게 내놨다고 합니다. 브르고뉴 와인하우스 에드와르 들로의 꼬르동 샤를마뉴 그랑 크뤼와 보르도 5대 샤토 라피트 로칠드가 등장했다고 하는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저도 얼마 전에 맛본 페리 에주의 베 에포크 로제 샴페인이 디저트와 함께 나왔다는 점입니다. 엘리제궁 만찬에 로제 샴페인이 등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프랑스 언론들은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문화를 고려해서 일부러 로제를 골랐다는 분석을 하고 있더라고요. 어쨌든 이렇게 극진하게 대접을 한 마크롱이 시진핑에게 한 보따리 선물도 안겨줬는데, 이 선물 꾸러미에는 로고를 진주로 박은 샤넬 백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AP 통신을 비롯한 세계 언론이 주목한 것은 바로 약이었습니다.아시겠지만, 이유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폭탄을 때리면서 중국도 유럽산 브랜드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잖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크롱의 선물은 무역 갈등을 완화하려는 일명 '오약 외교'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자, 그렇다면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주석에게 선물한 오약 대체 뭐였을까요?. [음악] 수리 있어, 즐거운 세상 주라기 월드. 저는 위스키만 아니라 고약도 무척 좋아하는 주류 탐험가 조승원입니다. 오늘은 마크롱이 시진핑에게 선물한 두 가지 고약, '샵 왕'으로도 불리는 럭셔리의 대명사 루이 13세의 세계를 탐험합니다.
공병 거래해 본 적 있으세요? 그동안 제가 본 공병 중에 제일 비쌌던 게 바로 이 루이 13세였습니다. 여러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작년에 루이 13세 한정판 블랙펄 공병 세트 하나가 중고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왔는데, 가격이 얼마였냐면 무려 450만 원이었습니다. 이거 지금도 중고나라에 349만 원에 올라와 있던데요. 아니, 무슨 빈병 하나가 3, 400만 원 호가한다니, 이거 참 기가 막히죠. 그런데 블랙펄 같은 희귀 한정판이 아니더라도 루이 13세라는 이름만 붙어 있으면 빈병들도 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고나라 매물을 보면 루이 13세 기본 제품인 클래식 디캔터는 보통 25만 원에서 30만 원에 올라와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 루이 13세 대체 어떤 고약이기에 빈병마저도 이렇게 비싸게 거래되는 걸까요?. 고약의 왕 루이 13세는 1724년에 설립돼 올해로 정확히 300주년을 맞은 레미 마틴, 즉 레미 마르땡의 이야기입니다. 레미 마틴이 처음부터 루이 13세를 만든 것은 아니고요, 창업 이후 150년이 흐른 1874년 당시 경영자였던 창업자의 증손자 폴 에밀 레미 마르땡이 150주년을 기념해서 아끼고 아껴놨던 최고 숙성 원액을 꺼내서 블렌딩을 했습니다. 명색이 150주년 기념 제품이다 보니 이걸 평범한 병에 담고 싶지는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이걸 어떤 병에 담을까 하다가 자신이 수집해서 소장하고 있던 골동품 하나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이 골동품은 뭐였냐면, 오약 옆에 있는 도시인 자르나에서 1569년에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진 적이 있었는데, 이 자르나 전투 현장에서 발견된 16세기 프랑스 기사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 플라스크였습니다.
바로 이 골동품 플라스크를 본뜬 디캔터를 만들어서 여기에 최고급 혼합주를 담았으니, 그게 바로 지금의 루이 13세가 된 겁니다. 어쨌든 지금 루이 13세 디캔터는 명품 크리스탈 제조사인 바카라의 장인들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타임 컬렉션 오리진 1874나 시티 오브 라이 1900 같은 한정판 디캔터는 에르메스의 크리스탈 브랜드 생 루이에서 디자인을 살짝 변형해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바카라 장인들이 만드는 700mm 클래식 디캔터를 한번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병목을 보시면 20K 리 금장식이 돼 있는 게 눈에 띄고요, 옆면에는 16세기 프랑스 기사의 플라스크 럼 돌기, 즉 스파이크가 달려 있습니다. 또 이 병에 박혀 있는 문양이 궁금한 분이 계실 텐데, 이건 플레르 드 리스, 즉 백합꽃 문장입니다. 예로부터 프랑스 왕가에서 이런 백합 문장을 썼다고 해요.
이렇게 외관부터 특별하고 화려하다 보니 레미 마틴에서 루이 13세를 정말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데요. 우선 지금 보시는 이 50mm 미니어처, 이거 상당히 귀엽고 예쁘죠? 또 대용량으로 1.5L 매그넘 사이즈, 3L 제로보암, 그리고 6L 마추는 물론이고요. 심지어 2018년에는 무려 9L 제품까지 내놨는데, 바카라 장인 20명이 협력해서 만든 이 초대형 살마나자르 디캔터는 병 자체 무게만 15kg에 달한다고 합니다. 혹시 역사에 실존했던 왕의 이름을 내건 술, 어떤 게 떠오르세요? 저는 여러 가지가 생각나는데, 스카치 위스키의 달모어 킹 알렉산더 3세나 조니워커의 킹 조지 5세 같은 게 떠오르고요. 중국 술 중에는 청나라 건륭 황제 이름을 딴 건륭 어주가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에도 세종대왕을 내세운 브랜드가 있죠.
그런데 이렇게 왕을 내세운 브랜드가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루이 13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정판은 수천에서 억 단위로 넘어가는 것이 많고요, 가장 기본인 클래식 디캔터 하에도 국내 판매 가격이 대략 4,500만 원 선입니다. 그렇다면 레미 마르탱은 이렇게 비싸고 고급스러운 브랜드에 왜 하필 루이 13세라는 이름을 걸었을까요? 레미 마르탱 홈페이지에서 설명한 것을 보니까, 레미 마르탱 가문이 프랑스 고약 지방에 처음 정착했을 때 당시 왕이 루이 13세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루이 13세 왕은 오약의 수호자로 불릴 만큼 고약을 아끼고 사랑했다고 해요. 아무튼 이렇게 왕의 이름을 내건 데다 디캔터가 눈에 띄게 아름답고, 무엇보다 레미 마르탱이 갖고 있는 최고의 원액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루이 13세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주목을 받으면서 럭셔리 고약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1938년 영국 왕이었던 조지 6세가 훗날 여왕이 되는 딸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프랑스 베르사유 궁을 찾았을 때 대접받은 술도 루이 13세였고요.
처칠 수상 역시 1948년 프로방스를 여행할 때 루이 13세를 즐겼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애거스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라는 작품, 다들 아시죠? 영화나 드라마로도 여러 번 각색된 이 작품의 배경은 꿈의 기차로 불렸던 오리엔트 급행, 즉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입니다. 1920년대 말, 오리엔트 급행 VIP 손님들이 기차 안에서 즐겼던 고약도 루이 13세였고, 1935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의 초고화 여객선 노르망디 호가 프랑스에서 뉴욕까지 역사적인 첫 항해를 했는데, 이때 퍼스트 클래스 손님들에게 제공된 고약도 루이 13세였습니다. 여객기 콩코드 기에도 루이 13세가 실렸다고 하거든요. 이렇게 루이 13세가 기차나 배, 그리고 항공기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에 레미 마르탱에서는 이걸 테마로 초럭셔리 한정판 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게 바로 호사스러움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일명 루이 13세 에르메스 트렁크입니다. 정식 이름으로는 로디스 던라, 즉 왕의 여행인데요. 포브스 기사를 보니까, 1.75L 루이 13세 고약과 생 루이에서 만든 툴리 글라스를 스가 제작한 소가죽 케이스에 담았다고 합니다. 많이 만든 것도 아니고 딱 세 세트를 만들어서 런던, 뉴욕, 홍콩 경매에 하나씩 내놨는데, 경매로 팔린 이 세 개 세트의 낙찰 금액이 다 합쳐서 55만 8,000달러, 지금 한화로 약 7억 7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영화를 만들어서 100년 뒤에 개봉을 한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100년 뒤면 감독, 배우, 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텐데, 아니 대체 그런 영화가 정말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루이 13세에서 존 말코비치 주연으로 영화 한 편을 제작했는데, 제목은 '100 Years: The Movie You Will Never See'입니다.
그러니까 '100년, 당신은 절대로 보지 못할 영화'였어요. 그리고 이 제목 그대로 루이 13세에서 예고편만 공개하고 영화 본편은 100년 뒤인 2115년에 개봉하겠다고 합니다. 완성된 영화 필름을 방탄 유리로 된 금고에 봉인한 뒤에 루이 13세 지하 셀러에 넣었는데요, 100년이 지난 2115년 11월 18일에 자동으로 이 금고 문이 열리면서 바로 이날 영화를 개봉할 거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해피라는 메가 히트곡으로 유명한 퍼렐 윌리엄스, 다들 잘 아시죠? 2017년 루이 13세에서는 퍼렐 윌리엄스와 콜라보를 해서 'You Will Only Hear If You Care'라는 곡을 완성했는데, 역시 노래가 녹음된 디스크를 금고에 넣어뒀다가 100년 뒤에 공개하겠다고 하면서 이 디스크는 프랑스 고약 지방 점토로 만든 거라서, 만약 앞으로 100년 사이에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해서 금고가 물에 잠기게 되면 디스크도 소멸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아마 지금 이 대목에서 '왜 루이 13세에서 거금을 들여서 제작한 영화나 노래를 100년 뒤에 공개한다고 할까?'라고 궁금하실 텐데, 그 의미를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김 피디, 저번 고약 특집대에서 얘기를 했었는데, 핀 쌍 파뉴 기억해요? 아, 기억납니다. 어떤 거예요? 랑상 파뉴, 푸티 상파뉴, 어더리 행부, 뭐 공부하고 막 이런 거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네, 다시 한번 복습을 하면요, 이 핀 쌍 파뉴는 토질에 따라 분류한 고약 지방 여섯 개 포도 재배지 가운데 가장 유명한 드랑 샹파뉴, 쁘띠 샴파뉴 포도로 만든 혼약을 의미하는데요. 특히 루이 13세는 이 두 개의 쌍파 Sam 중에서도 고약의 심장으로 불리는 그랑 상파뉴 포도로만 만듭니다. 또한 오크 통도 아주 특별한 걸 쓰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00년에서 150년 전에 프랑스 리무쟁 지역 참나로 만든 티에 WR이라는 오크통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R 오크통’ 마지막으로 생산한 게 1917년이라고 하니까, 루이 13세를 만들 때 쓰는 오크통이 얼마나 오래된 건지 금방 짐작하시겠죠.
더구나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블렌딩입니다. 루이 13세에서는 복합적인 풍미를 이끌어내려고 최대 1,200개에 달하는 오드비 원액을 섞는데, 숙성 연수로 따져보면 보통 40년 이상부터 100년 넘는 원액이 블렌딩된다고 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2024년 올해에 생산한 루이 13세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4년 무렵에 증류한 오드비가 들어갔다는 얘기고요.
이걸 또 바꿔 말하면, 2024년 올해 증류에서 뽑아낸 오드비 중 일부는 앞으로 100년 이후인 2124년에 생산되는 루이 13세에 들어갈 거란 얘기가 되죠. 결국 이렇다 보니까 대대로 루이 13세 생산을 책임지는 셀러 마스터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100년 뒤를 내다보며 보약을 만들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뜻을 담아 루이 13세에서 100년 뒤에 개봉할 영화, 100년 뒤에 공개할 음악까지 만든 겁니다..
제가 25년 넘는 기자 생활 대부분을 사회부에서 사건 사고를 담당했는데, 그러다 보니 루이 13세가 등장하는 사건도 참 많이 봤습니다. 우선 공항 세관의 취재를 가면요, 신고 안 하고 몰래 들여오다가 압수된 루이 13세가 정말 많았는데, 그때 물어보니까 루이 13세는 병이 워낙 특이해서 엑스레이 검색할 때 금방 눈에 띄어서 적발하기도 쉽다고 하더라고요. 그런가 하면 국회의원이 루이 13세를 뇌물로 받아서 처벌된 사례도 있었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때도 루이 13세가 등장했는데, 앞으로는 정말 이런 일 좀 없었으면 싶습니다..
오늘도 추천곡이 있는데요, 여러분 혹시 나 혼자만 알고 싶은 그런 노래 있으세요? 저는 몇 곡 있는데 그중에 이재인이라는 아티스트가 부른 ‘떠돌이 개’라는 곡이 있습니다. 아, 이인 씨 노래 중에 좋은 게 정말 많지만 오늘은 이 곡을 한번 여러분과 함께 듣고 싶어서 골라봤습니다. 노래가 정말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답거든요.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더 이상 방랑자의 신이 아니네. 새로운 소리로 불리우고 돌아갈 집도 생겼네.
둘리어, 즐거운 세상 주라기월드.’ 오늘은 왕의 곤약으로 유명한 루이 13세 스토리를 들려드렸는데, 저는 다음 영상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넘치지 않는 둘이 만나..
3. 영상정보
- 채널명: 14F 일사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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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38,894
- 업로드 날짜: 2024-08-11
- 영상 길이: 13분 43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eeNeIeIE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