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의 공중 화장실이 깨끗할 수 있는 주거 문화적 요인
한줄요약: 일본의 공중 화장실이 깨끗할 수 있는 주거 문화적 요인
시간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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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 | 일본 화장실은 좁은 공간에 변기만 있는 경우가 많아 공간 활용이 효율적임. |
01:48 | 일본 화장실의 청결함은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음. 에도 시대 기록도 존재함. |
02:19 | 일본 화장실은 사용 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의식이 뚜렷함. 사회적 압력이 작용함. |
02:49 | 일본 화장실은 청결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내림. 이는 주거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 |
03:32 | 일본의 화장실은 다양한 구조가 존재함. 주방 옆에 위치한 경우도 있어 흥미로움. |
03:47 | 일본의 화장실 구조는 욕실과 분리되어 있어 청결 유지가 용이함. 배수구가 없는 경우도 많음. |
05:03 | 일본 화장실은 근대화 과정에서 유럽의 영향을 받음. 그러나 독자적인 발전을 이룸. |
07:18 | 일본 남성의 70%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함. 이는 화장실 사용 습관과 관련이 깊음. |
07:32 | 한국의 화장실과 욕실 통합은 역사적으로 짧은 편임. 일제 시대의 영향이 큼. |
08:33 | 해방 후 미국식 통합형 화장실이 한국에 도입됨. 이는 주거 형태 변화와 관련이 있음. |
09:34 | 한국의 추가 배수구는 70년대 아파트 입주자들의 습식 생활 습관에서 기인함. |
2. 스크립트
변기를 물 청소하기에는 엄청 편하지만, 바닥이 미끄러워서 넘어져 크게 다치기도 합니다. 일본 화장실이 깨끗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특히 화장실 바닥에 물이 없어서 산뜻하게 느껴지는 점에 주거 문화적인 요인이 분명히 작용합니다.2.1. 일본 화장실은 좁은 공간에 변기만 있는 경우가 많아 공간 활용이 효율적임.

많은 사람들이 깨끗하게 사용하려 해도, 어느 한 사람이 잘못 사용하면 다시 깨끗해지기 어려운 공간이 화장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잘해야 하고, 중간에 누군가의 실수는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 가끔 TV에서 볼 수 있는 '고요 속의 외침'과 비슷합니다. 중간에 저 말이 없는 사람 한두 명이 있으면 금방 기상천외한 상황으로 바뀝니다. 즉, 화장실은 한 사람이 더럽히면 그다음 사람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할 동기가 줄어들면서 급속도로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 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주변이 지저분하면 그다음 사람은 더 멀리서 사용하게 되면서 원래는 레이업 거리였는데 필드 슛에 3점 슛이 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다행히 요즘은 그렇게 더러운 화장실을 보기는 어려워지긴 했습니다.. 철 선생님의 '와 일본'이라는 책에는 도서관에서 202억 원의 책을 대출했는데, 한 권에도 밑줄이나 낙서가 없고 한 장도 접힌 자국이 없는 걸 보고,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저자의 일본인의 낙서 찾기 여정이 소개됩니다. 대출 도서 중에는 30년 넘는 책도 있었고, 수개의 반납 일자 도장이 찍혀 있었는데 하나의 낙서도, 밑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의 동화책을 빌리기 위해 지역 도서관에 갔는데, 너무 낡아서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 놓은 책들도 있었지만 낙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 동안 어린이 코너를 샅샅이 뒤졌고, 약 천여 권의 책을 봤지만 낙서도, 모서리가 접힌 것도 한계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 글쓴이가 느낀 감정은 불편함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어린이들이 본 건데 그렇게 깨끗한 게 뭔가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이 불편함과 부자연스러움은 일본 화장실에서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집들이 깨끗한 건 알겠습니다.
많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에도 시대에 일본을 방문했던 조선의 통신사도 풍랑을 만나 필요한 풍기 대사도 비슷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2.2. 일본 화장실의 청결함은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음. 에도 시대 기록도 존재함.

일본에서 흑선이 부르는 배로 대포를 쏘는 무력 시위에서 일본의 개화와 빠른 근대화의 도화선 역할을 한 매튜 페리 제독 역시 일본의 깨끗함에 대해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집이나 동네가 깨끗한 것과 별개로 공중 화장실이 깨끗한 건 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대로 화장실은 깨끗이 유지되기가 어려운 나름의 논리가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호기심을 갖고 일본 화장실을 지켜봤는데요, 일본 사람들은 분명히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합니다.
2.3. 일본 화장실은 사용 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의식이 뚜렷함. 사회적 압력이 작용함.

또 자기가 들어왔을 때 별로 깨끗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을 굉장히 의식하고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걸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에, 자기가 손가락질당할까 봐 앞사람이 한 것보다 자기가 들어올 때보다 깨끗하게 하고 나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소 외에도 일본에 있었던 분들은 일본 화장실이 깨끗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환경적인 요인도 작용한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특히 화장실 바닥에 물이 없어서 산뜻하게 느껴지는 점에는 주거 문화적인 요인이 분명히 작용합니다. 한국은 공중 화장실이 아무리 깨끗해도 바닥에 물 청소한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 화장실은 꼭 건식 사우나처럼 바닥이 바싹 말라 있습니다. 중국어에서 깨끗하다는 단어가 '간증'이어서 '건조하다'는 뜻이 있는데, 그 간증에 어울리는 화장실은 일본에 있는 겁니다.. 화장실 시리즈로 중국, 미국, 일본 등의 화장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2.4. 일본 화장실은 청결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내림. 이는 주거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

중국 화장실 중에는 왜 문이 없는 칸막이가 있는 곳이 있는지, 미국 화장실은 왜 이렇게 틈이 뻥뻥 뚫려 있고, 왜 띄어져 있는지, 일본 편의점에는 어떻게 화장실이 있는 게 가능한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일본과 우리 한국의 주택 화장실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본 화장실 바닥에 물이 없는 건 일본 특유의 욕실과 화장실의 분리 문화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가옥은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어서 욕실에만 배수구가 있고 화장실에는 없는 곳이 많습니다. 일본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그거 건식 화장실 말하는 거 아니냐, 한국만 습식이 유럽도 건식이 많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건식은 유럽의 건식과 또 다릅니다.
2.5. 일본의 화장실은 다양한 구조가 존재함. 주방 옆에 위치한 경우도 있어 흥미로움.

보통 유럽이나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건식 화장실은 씻는 공간과 변기 쪽이 분리되어서 변기가 있는 방은 따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아니면 작은 집의 경우에는 화장실에 변기와 욕조가 같이 있어도 배수구는 욕조 쪽에만 있어서 샤워할 때는 샤워 커튼을 욕조 안쪽으로 넣어서 써야 되는 그런 형태입니다.
2.6. 일본의 화장실 구조는 욕실과 분리되어 있어 청결 유지가 용이함. 배수구가 없는 경우도 많음.

즉 욕조 밖에는 물 빠지는 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건식은 그런 개념이 아니라 화장실이 욕실에서 뚝 떨어져서 절대 화장실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때론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 옆에 문이 조그맣게 있어서 열어 보면 과같이 좁은 공간에 있습니다.. 좌변기 하나만 덩그러이 놓여 있는 식입니다. 조금 넓은데 이렇게 손 쉬는 데가 따로 있지만 변기의 탱크에 개수대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도면에서 보듯이 욕실에서 토일렛은 가려면 이렇게 안방, 마루, 부엌을 거쳐서 현관까지 가야 되는 이런 구조도 있습니다. 또 바닥에 배수구가 없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러그 같은 게 깔려 있어서 제가 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을 때는 변기 교체하려고 새로 사서 넣어둔 창고인 줄 알았습니다. 습식 화장실에 익숙한 우리 한국인들은 바로 물청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죠.
일본의 이런 분리 구조는 근대화를 19세기 후반 유럽을 모방하며 이루어졌고, 원래 이렇게 건식인 화장실이 일본의 용 문화를 만나 변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이 근대화를 위해 유럽의 사절단을 보내던 19세기 후반은 마침 유럽도 산업 혁명 후 배관 기술이 발달하며 집안의 WC, 즉 워터 클로셋이 막 들어온 시기였습니다. 사람들이 집안에 들어온 WC와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모색하던 시기였습니다. 워터 클로셋,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을 사용하는 것들을 몰아 넣은 방입니다.
2.7. 일본 화장실은 근대화 과정에서 유럽의 영향을 받음. 그러나 독자적인 발전을 이룸.

산업 혁명이 일어난 영국에서 화장실이 집에 들어온 게 1850년경이고, 방들에 붙어 있던 WC가 복도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게 1900년경입니다. 이 화장실들은 보다시피 바닥에 배수구가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매일 밤 욕조에 몸을 담그는 이용 문화가 있어서 네 명 가족이 돌아가며 씻으면 최소 한 시간의 욕실이 사용 중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의 화장실은 일본으로 오면서 욕실과 토일렛이 확실히 분리됩니다. 물론 일본도 비즈니스 호텔 같은 곳은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화장실의 욕조, 세면대, 변기를 몰아 놓은 곳이 있지만, 이건 꼭 비행기 화장실의 세면대와 변기가 함께 있는 것처럼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특수한 케이스의 느낌입니다. 보통의 가옥들은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게 일반적입니다. 일본의 화장실은 왜 건식인지, 왜 분리되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다 보면 결국 한국은 왜 습식인지, 왜 붙어 있는가의 질문으로 기결됩니다. 일본에 많은 것들이 그렇지만, 일본의 어떤 점이 신기해서 알아가다 보면 결국 한국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 왜 교회가 적은가는 질문은 결국 한국엔 왜 교회가 많은가로 연결됩니다. 일본 편의점에는 왜 화장실이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면 우리가 늘 이용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한국 편의점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됩니다. 일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지라는 질문을 던지면 한국의 상승 제앙을 체감하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이미 익숙해져 버린 것들이 문득 낯설게 보이는 경험, 우리의 경험을 상대화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게 여행이나 독서가 우리 시각을 넓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본에 이런 화장실을 보며 어이없어 하지만, 저는 심지어 바닥이 카페트인 것도 봤습니다. 붙이는 카페트인 것도 봤습니다.
이런 데서 서서 사는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겠죠. 과연 파나소닉의 2020년 조사에 의하면 표본이 좀 작긴 하지만, 설문에 답한 일본 남성 중 70%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화장실에 뜨악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한국 등 해외로 나오면 왜 볼일 보는 데랑 씻는 데가 붙어 있어야 되는지 치소를 변기 해 둔다고 놀랍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화장실과 욕실이 합쳐진 건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일제 시대 때 많이 지어진 도시형 한옥에서는 뒷간에서 목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가회동 등에 있는 계량 한옥에는 화장실에 욕실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후에 개조한 것입니다.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뒷간으로 쓰였습니다. 사랑의 먹길래 등에 나오는 도시형 한옥을 보면 네모난 마당에서 아버지나 대발이가 목에 수건을 걸치고 세수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2.8. 일본 남성의 70%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함. 이는 화장실 사용 습관과 관련이 깊음.

물은 부엌에서 덮여서 마당으로 가져다 썼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목욕은 마당이나 부엌, 혹은 주말에 동네 목욕탕 등에서 했습니다.
2.9. 한국의 화장실과 욕실 통합은 역사적으로 짧은 편임. 일제 시대의 영향이 큼.

해방 후 1950년대는 미국에도 통합형 화장실이 많이 생기던 시기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 후 군인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표준화된 공동 주택을 많이 지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미국 등지에서 유학한 건축가들이 서양식 주택을 모방해서 한국의 개인 주택 설계에 통합형 화장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1962년 마포 아파트에서 공동주택의 통합형 화장실이 시범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지어지면서 통합형 화장실이 대중화되었다고 합니다. 재밌는 건 한국의 통합형 화장실에는 욕조 밖에 물이 빠지는 배수구를 하나 더 만들었다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물 빠지는 데가 세 개 있는 것을 3점식 유닛 버스라고 합니다. 욕조에 하나, 세면대에 하나, 변기에 하나로 점이 세 개 있죠. 그런데 한국은 이렇게 욕조 밖에 하나가 더 생긴 점식이 됩니다.
점식이라는 표현은 제가 방금 만든 말입니다. 정식 용어가 아니니까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10. 해방 후 미국식 통합형 화장실이 한국에 도입됨. 이는 주거 형태 변화와 관련이 있음.

이렇게 점식이 된 이유는 이 논문에 따르면 70년대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이.... 주로 1920년에 5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마당이 있는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물을 대야에 떠서 쓰고, 마당에서 반자식이라고 하는 자세, 즉 스컷 자세로 쪼그려 앉아 세탁과 김장을 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는 습식 생활 습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는 한옥과 달리 부엌이 거실과 연결되어 있어 건식 바닥이었고, 그래서 습식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생긴 네 번째 배수구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애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변기를 물로 청소하기에는 매우 편리하지만, 물을 잘 말리지 않으면 화장실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져 크게 다칠 수도 있으며, 양말이 젖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21세기 판 예속 논쟁인 건식이 낫냐, 습식이 낫냐, 건습 습식 논쟁에 단초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샤워 공간만 습식으로 쓰고, 밖은 건식으로 쓰면서 청소할 때만 네 번째 배수구를 이용하는 식으로 주어진 조건을 100% 활용하여 곰팡이 방지와 쉬운 청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습식 병용, 한국식 적응 전략을 택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2.11. 한국의 추가 배수구는 70년대 아파트 입주자들의 습식 생활 습관에서 기인함.

정리하자면, 일본의 분리형 화장실은 용 문화 때문이다. 건식은 원래 현대식 화장실에 해당하며, 우리가 현대식 화장실에 마당 문화를 끌고 들어온 것입니다. 우리의 네 번째 배수구는 한옥 마당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도가 되겠네요.
오늘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영상정보
- 채널명: 책곤충의 Gym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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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로드 날짜: 2024-08-10
- 영상 길이: 10분 38초
-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Ckid3p7Z7bk